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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바심 임종룡 vs 버티는 조양호

  • 2016.08.11(목) 16:16

임종룡, 조양호 회장 결단 없인 법정관리 재차 '경고'
실적 악화로 부족 자금 확대...한진해운 '갈수록 태산'

한진해운이 채권단과 약속한 자율협약 기한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여전히 유동성 확보를 위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용선료를 비롯한 상거래채권의 연체금액은 불어나고, 실적 악화까지 겹치면서 부족자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한진해운에 대해 정상화 방안 마련에 실패하면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며 재차 압박하고 나섰다. 반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부족 자금에 턱없이 못 미치는 4000억원 출자 가능성만 내비친 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부족자금은 더 늘어난다

애초 내년까지 한진해운의 부족자금은 1조200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실적이 더 나빠지면서 그 규모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진해운은 지난 1분기 1157억원의 영업적자를 낸데 이어 2분기에도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시장에선 예측하고 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실적이 예상보다 안 좋아져 부족자금 규모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애초 용선료 인하 협상에 성공하면 부족자금 규모가 1조원 정도로 줄고, 나머지 사채권자 채무조정과 선박금융 협상까지 성공하면 부족자금은 7000억~9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시나리오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실적이 더 나빠지면 용선료와 선박금융 등의 협상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용선료를 비롯한 항만이용료, 유류세 등 상거래채권의 연체금액도 시간이 지날수록 불어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거래 채권 연체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어서 부족자금 산정 때 감안이 되긴했지만, 부족자금 규모 자체는 여러 가지 가정을 깔고 있는 것이어서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고, 조 회장이 언급한 4000억원은 부족자금을 메우는데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 조 회장 결단 없으면, 법정관리 불가피

상황이 이런데도 조 회장은 버티기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어제(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상화 과정에서 필요한 부족자금은 자체 해결해야 한다"면서 조바심을 내고 있는 모양새다. 

한진해운은 현대상선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적용했던 용선료 조정과 사채권자 채무조정, 채권단 출자전환 등 3가지 채무재조정 이외에 추가로 선박금융 협상을 추진한다. 임 위원장은 "채무재조정에 선박금융이 추가된 것은 유동성 부족이 상대적으로 크고 상황이 더 나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채권단 내에선 용선료 인하는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선박금융 만기 연장은 오히려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해운은 다음달 4일 채권단의 자율협약이 끝난다. 같은 달 2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 예정이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사채권자 집회 전까지는 용선료와 선박금융 협상을 조금 더 해본 이후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상화 방안이 모두 이행되더라도 부족자금 일부가 해결될 뿐이어서 결과적으로 추가 지원을 비롯한 조 회장의 결단이 없으면 법정관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오너가 있는 기업의 경우 일단 오너가 4000억원을 얘기하면 실무선에선 더는 얘기를 할 수 없어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다"며 "조 회장의 결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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