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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선 김덕수 여신협회장...민간 출신이 핸디캡?

  • 2016.09.27(화) 14:47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추진 등 카드사 '첩첩산중'
비자카드 일방적 수수료 인상에도 별다른 해법없어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이 지난 23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민간 출신으론 처음으로 협회장 자리에 올랐지만, 정관계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약해 지금까진 오히려 핸디캡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카드업계가 풀어야 할 난제는 수두룩한데, 뾰족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우선 연초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피해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이 또 추가 수수료 인하를 추진 중이다. 비자카드가 일방적으로 해외결제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지만, 역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수수료 내린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카드업계는 올해 초부터 인하된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과 함께 수수료율을 내린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말 정부는 수수료율을 재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0%씩 줄었다. 여신금융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 효과가 4423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정치권에서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지난 7월 영세상점과 택시 종사자에 대해 1만원 이하 소액결제 수수료를 면제하는 여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앞서 5월엔 같은 당 이원욱 의원이 영세, 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을 내리고, 적용 대상인 가맹점 범위를 늘리는 법안을 냈다. 

카드업계는 부글부글 끓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소액결제는 역마진이 나는데도, 정치권은 적은 금액이라 문제가 없다면서 정반대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면서 "한 마디로 금융업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한 시도"라고 말했다.

정부의 역할을 민간 금융회사에 떠넘기는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가 영세상인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려는 노력은 안 하면서 카드사만 압박해 민심을 잡으려 한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 회장이 정치력을 발휘해 금융당국이나 정치권과 제대로 조율에 나설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카드사 최고경영자 출신으로 업계 상황에 대해선 잘 알지만, 정관계 네트워크가 취약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 비자카드까지…"쉽지 않은 싸움 될 것"

비자카드의 해외결제 수수료 인상도 난제로 꼽힌다. 

지난 13일 국내 카드사들이 해외결제 수수료 인상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비자카드 미국 본사를 방문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8개 카드사 실무자들과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들이 비자카드의 임원급 경영진을 만나 반대 의견을 전달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김 회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불합리한 측면을 비자카드에 어필하고 있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비롯한 강경 대응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실제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다. 비자카드의 횡포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회원사들의 목소리는 높지만, 구체적인 수단은 별로 없다. 오히려 여신금융협회가 주도적으로 개입하면 통상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김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너무 큰 난제를 떠안았
다"면서 "비자카드는 스포츠로 따지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같은 존재여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김 회장은 취임 후 대외 협력실을 부로 승격하는 등 회원사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의견을 상시로 받는 RM(Relationship Manager)과 회원사 임직원들이 모여 RM에 접수된 안건에 대해 논하는 VOM(Voice of Members)도 도입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스스로를 내세우기보다 진득하게 주변을 챙기는 스타일로 알려진 김 회장이 업계의 이익을 잘 대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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