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는 지난 25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다음 달 1일까지 공모를 통해 후보자 지원을 받은 후 7개 전업계 카드사 사장과 7개 캐피탈사 사장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를 선정한다.
현재 주요 금융협회들이 잇달아 민간 출신을 협회장으로 선임하면서 여신금융협회장 역시 민간 출신인 황 전 사장과 김 전 사장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우리은행 출신인 황 전 사장은 캐피탈, 국민은행 출신인 김 전 사장은 카드사 사장 출신인 만큼 캐피탈 과 카드업계 간 대리전 양상도 점쳐진다.
◇ 황록, 정관계 인맥 경쟁력
황록 전 사장은 우리은행에서 쌓아온 정관계 인맥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과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등 주요 금융협회장들이 우리은행 출신이어서 더 주목받고 있다.
황 전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상업은행에 입행해 40년 가까이 금융권에 몸담은 정통 금융맨이다. 우리은행 부행장과 경영기획본부장,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거쳐 우리파이낸셜 사장을 역임했다.
자신의 강점을 묻는 말엔 "나를 어떻게 보는지 잘 모르겠다. 주변에서 평가하는 대로일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가톨릭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황 전 사장은 "아직 공고 내용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면서 "오후 수업을 마치고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 김덕수, 업계 이슈 밝은 해결사
김덕수 전 사장은 누구보다도 여전업계 이슈에 밝다. 그는 충남대 경제학과를 나와 KB국민은행에 들어간 후 기획본부장까지 지냈다. 이후 국민카드 영업본부 부사장을 거쳐 사장에 올랐다.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사장 자리에 오른 김 전 사장은 반년 만에 실적을 반등시키면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과정에서 석 달간 사무실에서 침낭을 깔고 먹고 자면서 일하기도 했다.
김 전 사장은 자신을 소통형이라고 평했다. 김 전 사장은 "고객정보 유출이란 위기를 직접 관리한 경험이 가장 큰 힘"이라면서 "국민은행 기획본부장 시절 언론과 국회를 담당한 경력이 있어 인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이재우, 이강태, 이기연 등도 하마평
이재우 전 신한카드 사장과 이강태 전 BC카드 사장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재우 전 사장은 업계 최장수 CEO로 꼽힌다. 군산상업고등학교 졸업 후 신한은행에 입사해 부행장과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거쳐 신한카드 사장자리에 올랐다. 이 전 사장은 LG카드와 통합 후 신한카드를 업계 1위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강태 전 사장은 IT 전문가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온 이 사장은 LG유통 입사 후 한국IBM 유통사업부장, LG유통과 삼성테스코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지냈다. 이후 하나SK카드와 BC카드의 사장으로 일하며 국내에 모바일카드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이기연 여신금융협회 부회장도 협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은행 출신인 이 부회장은 금융감독원 소비자서비스국장, 총무국장을 역임한 후 은행과 비은행 부문 부원장보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