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은행들이 최근 몇 달새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올린 배경을 살펴보면 은행 탓만 할수는 없어 보입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잡겠다고 칼을 빼들었는데요. 그게 어설펐던 겁니다. 결국 대출자는 울고 은행만 배불리는 엉뚱한 결과를 낳게 됐으니까요.
◇ 은행들 가산금리 왜 올렸나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정할 때 기준금리에 덧붙이는 금리를 가산금리라고 하는데요. 시중은행들이 최근 몇달간 이 가산금리를 높여왔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6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지만 은행 대출금리는 거꾸로 움직였습니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린 이유는 간단합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가계대출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주문하기 시작했고 최근 한두달새 압박강도는 더욱 세졌습니다.
은행들은 늘 얘기합니다. 대출 줄이는 방법은 간단하다고. 금리를 올리는 겁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지난 6월 이후 지난달까지 꾸준히 가산금리를 올려왔습니다.
◇ 부동산 등 규제는 다 풀어놓고 은행에만 윽박
문제는 이렇게 금리를 올렸다고 해서 당국의 의도대로 대출 총량이 줄었느냐는 겁니다.
금리가 올라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거나 투자하는 게 이득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한 가계대출 문제를 잡을 수 없습니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윽박질러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 은행들 가산금리 왜 올렸나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정할 때 기준금리에 덧붙이는 금리를 가산금리라고 하는데요. 시중은행들이 최근 몇달간 이 가산금리를 높여왔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6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지만 은행 대출금리는 거꾸로 움직였습니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린 이유는 간단합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가계대출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주문하기 시작했고 최근 한두달새 압박강도는 더욱 세졌습니다.
은행들은 늘 얘기합니다. 대출 줄이는 방법은 간단하다고. 금리를 올리는 겁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지난 6월 이후 지난달까지 꾸준히 가산금리를 올려왔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곳은 우리은행입니다. 지난 8월과 9월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를 각각 2.85%, 3.17%로 은행권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렸습니다.
우리은행은 올해들어 9월까지 가계대출을 가장 많이 늘린 은행입니다. 금액 기준으로 7조원이 넘었으니까요. 금융당국이 빠르게 증가하는 은행을 특히 눈여겨 보고 있으니 대출금리를 올려 속도를 조정하려는 것이었겠죠.
그 결과 3분기만 놓고 보면 우리은행만 유일하게 가계대출이 감소했습니다. 전 분기보다 0.1% 감소했고요. 주택담보대출 등의 담보부대출은 0.2% 줄었습니다. 그 사이 다른 은행들이 2~5% 가량 늘렸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입니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10월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대출에 대한 사실상의 총량관리 방침을 시사했다. |
◇ 부동산 등 규제는 다 풀어놓고 은행에만 윽박
문제는 이렇게 금리를 올렸다고 해서 당국의 의도대로 대출 총량이 줄었느냐는 겁니다.
과연 우리은행에 대출받으려는 고객이 금리가 높아졌다고 대출을 받지 않았을까요. 집 사는 것을 포기했을까요. 아마 이보다 금리가 낮은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을 겁니다. 풍선효과입니다. 1금융권을 죄면 2금융권으로 가 듯, A은행을 죄면 B은행에서 부풀어오르는 식입니다.
풍선효과 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지난 6월에서 9월사이 우리은행 만큼은 아니라도 평균금리를 적게는 0.11%포인트에서 0.36%포인트까지 올렸습니다.
풍선효과 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지난 6월에서 9월사이 우리은행 만큼은 아니라도 평균금리를 적게는 0.11%포인트에서 0.36%포인트까지 올렸습니다.
그 사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려간 점까지 고려하면 인상 폭은 엄청난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여전합니다. 지난 8월 6조1000억원, 9월 5조3000억원 늘었으니까요.
금리가 올라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거나 투자하는 게 이득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한 가계대출 문제를 잡을 수 없습니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윽박질러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대출 규제나 부동산 규제는 다 풀어놓은 상태에서 말로만 대출을 해주지 말라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아 보입니다.
◇ 모호한 총량규제, 대출자들만 피 흘린 꼴
은행 한 관계자는 이렇게 토로합니다. "거래 고객이 찾아와서 대출을 해달라고 하는데, 모든 조건을 다 충족하면 안해줄 수가 있나요. 결국은 금감원에 꿀밤을 한대 맞더라도 해줘야지 어떡합니까."라고요.
상황이 이러니 정책효과는 없고, 대출자의 이자부담만 커졌습니다. 은행은 가뜩이나 먹거리가 없었는데 좋은 먹잇감을 만난 것이고요. 단순히 운이 좋다고 하기엔 얄미운 구석이 있기는 합니다만 이것 역시 당국의 모호하고 어설픈 총량관리가 초래한 결과입니다.
물론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있습니다. 은행들의 일관성 없고 원칙 없는 금리 정책입니다.
가령 백화점에서 한 달 전에 20만원짜리 옷을 샀는데, 지금 보니 같은 옷을 20% 세일해서 16만원에 팔고 있는 겁니다. 소비자로선 분통이 터질 일입니다.
하물며 1억원, 2억원 대출 쇼핑을 하는데 불과 몇 달새 금리가 0.3%포인트씩 오르내린다면 소비자들이 과연 이 은행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이유야 어찌됐든 소비자로선 이해하기 힘든 상황인 것만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