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이번 달 본인가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케이뱅크의 경우 반쪽출범이 불가피해졌다. 아직 본인가 신청을 하지 않은 카카오뱅크의 출범 시기는 불확실해 보인다. 최근에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이해 상충 문제가 거론되는 등 크고 작은 장애물이 곳곳에서 튀어나오기도 한다.
출범 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기존 금융권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가 여전하지만, 일각에선 반쪽 출범으로 동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결국 반쪽 출범…증자 어려워 '난감'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정례회의를 열어 K뱅크 본인가 승인을 할 계획이다. 정례회의는 14일과 28일 열릴 예정인데, 준비가 완료되면 임시회의라도 열어 신속한 출범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K뱅크는 지난 9월 말 금융당국에 본인가를 신청한 뒤 보완 작업 등을 거쳐 최근 관련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년 초 출범할 수 있게 됐지만, 반쪽 출범이 불가피하다.
실제 K뱅크는 우리은행 대주주 체제로 출범하게 된다. 은행 설립을 주도한 KT가 '은산분리 조항'에 묶여 있어 경영권 행사를 주도하기 어렵다. 산업자본은 의결권 있는 은행 주식을 4%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10%의 지분을 가진 우리은행이 최대주주가 되고 8%를 보유한 KT는 4%의 의결권 행사만 가능하다.
이는 아직 본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카카오뱅크도 마찬가지다. 이 인터넷은행을 주도하는 것은 카카오(지분 10%)이지만, 대주주는 54%의 지분을 가진 한국투자금융지주다.
▲ 광화문 K뱅크 사옥 전경(사진=K뱅크) |
특히 관련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두 은행 출범 뒤 필수적인 증자가 어려워진다. 금융위는 국회가 임시국회를 열어 은행법 개정안이나 관련 특례법을 통과시켜주길 기대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 역시 이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 두 은행에 발 걸친 한국투자금융 이슈도
최근에는 카카오뱅크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의 이해 상충 문제도 거론됐다. 한국투자금융은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최근 우리은행 과점주주로 참여했는데, 우리은행이 K뱅크의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금융은 K뱅크와 카카오뱅크 두 인터넷은행에 모두 발을 걸친 모양새가 됐다. 앞서 KB금융지주 역시 이런 문제로 자회사인 현대증권의 K뱅크 보유지분 10%를 NH투자증권에 넘겼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도 관련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당장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관련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규정을 찾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본인가 신청 시기도 불확실해 보인다. 카카오뱅크 측은 연내 본인가 신청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일각에선 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해 불확실성이 해소한 뒤 움직이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