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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입장차만…탄핵정국에 막막한 임종룡

  • 2016.11.21(월) 16:01

임종룡 위원장, 청문회 준비 없이 현안 챙기기
꽉 막힌 인터넷전문은행·성과주의 등 주요 과제

정치권이 순식간에 탄핵 정국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인터넷전문은행과 성과주의 등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추진하던 금융권 주요 현안들도 갈 길을 잃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1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관련한 은산분리 완화 법안 심사에 나섰지만, 예상대로 입장차만 확인했다.

금융권 성과연봉제 도입의 경우 이미 동력을 상실했다. 이에 반대하던 금융노조의 관심사도 성과주의보다는 정권 퇴진 운동에 쏠려 있다.

 

임종룡 위원장은 경제부총리에 내정됐다가 정국이 급변하자 청문회 준비를 중단한 상태다. 당장 주요 과제를 추진하기보다는 현안을 챙기며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박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정무위, 은산분리 완화 논의 첫걸음 뗐지만…

국회 정무위는 이날 법안소위를 열어 금융위원회 소관 법률안들을 논의했다. 이번 소위에서 가장 관심이 쏠렸던 법안은 인터넷은행 출범과 관련한 은행법 개정안과 특례법에 대한 논의 여부였다.

애초 은행법 개정안은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하는 법안이어서 논의 자체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이날 찬반 양측의 의견 개진과 금융위 측의 법안 취지 설명 등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평소라면 법안 소위에서 논의를 시작한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첫걸음일 수 있지만, 문제는 정치권에 불어닥친 탄핵 정국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은산분리 완화라는 '뜨거운 감자'를 손대기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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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 야권에선 인터넷은행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차은택 씨가 청탁해 KT가 선정됐다는 '정치적'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청탁 의혹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법안 소위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며 "일단 인터넷은행 관련 논의가 시작된 만큼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금융노조는 '정권 퇴진'으로…애매해진 임종룡


임 위원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금융권 성과 연봉제 도입 역시 꽉 막힌 상황이다. 9월 총파업에 이어 11월 2차 총파업을 준비하던 금융노조는 이를 무기한 연기하고 정권 퇴진 운동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에 비하면 성과주의 연봉을 누가 추진하고 반대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어 보인다"며 "정치권으로 성과주의 이슈를 확대하려던 금융노조 역시 대세가 기울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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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 /이명근 기자 qwe123@

최근 성과 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열린 재판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앞서 IBK기업은행 노조가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성과연봉제 시행 의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이 18일 열렸는데, 은행 입장에선 이 결과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애초 금융권 안팎에서는 법원이 은행의 손을 들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 정국 등으로 법원이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더해 경제개혁의 일환으로 이를 앞장서 추진했던 임 위원장의 처지도 애매해졌다. 임 위원장은 경제부총리로 내정됐다가,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급박하게 변하면서 청문회 준비 작업을 중단했다. 매달 진행하던 정례 기자간담회도 이번 달에는 미뤘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 정치 상황에서 이달 중 기자간담회를 하긴 어렵겠지만, 내달에는 평상시처럼 열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금요일에 간부회의를 열어 현안을 챙기는 등 기존 금융위 업무를 차분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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