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소비 지표가 여전히 부진해 경기 회복의 온기가 가계 경기까지 퍼지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소득 및 실업 지표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 GDP 성장률 0.9%…3분기 만에 최고
한국은행은 27일 올해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0.5% 성장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특히 정부가 추가경정 예산을 통해 돈을 쏟아부은 효과가 나타났던 지난해 2분기(0.9%)에 육박하는 성장률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제조업에서 수출과 설비 투자가 늘면서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 및 장비가 늘어 1.9% 증가했는데 이는 5분기 만에 최고치다. 수입은 기계류와 정밀 기기를 중심으로 4.3% 늘었다.
특히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 분기보다 4.3% 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증가했다. 2010년 3분기 20.6% 증가한 이후 26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건설투자도 건물 건설이 늘어 5.3%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제조업의 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2.0%로 지난 2010년 2.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설투자 GDP 증가율은 4.0%, 농림어업은 6.4%를 각각 기록했다.
◇ 2분기 수출, 전년 동기보다 10% 성장 전망
한국은행이 최근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실제 1분기 성장률도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데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관련 기사 ☞ '3년째 시름시름' 한국 경제…살아날 조짐 보인다
이날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수출 전망 지수도 경기 반등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다. 향후 수출경기 판단의 기준이 되는 수출 선행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10.7% 올랐다. 이는 지난 분기 5.2%의 두 배 높은 수치다.
수출입은행은 "수출 대상국 경기 회복이 이어지고 있고 유가 및 반도체·디스플레이 단가가 상승하면서 수출 회복세가 유지될 전망"이라며 "수출 선행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기준으로 2분기 연속 상승했다"고 했다.
다만 경기 회복세가 아직 가계 경기에까지는 미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은행은 올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이 전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증가율 0.2%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 낮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