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8.0으로 전달보다 6.8포인트 올랐다. 최근 들어 4개월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CCSI는 지난 2014년 4월 108.4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까지 올라섰다. 2014년 4월은 공교롭게도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시기다. CCSI는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나타내는 지수로 100보다 크면 경기 인식이 낙관적임을 뜻한다.
한국은행은 소비자심리가 올해 2월부터 회복세를 보이다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수출 분야에서 개선이 나타나고 있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항목별로 보면 취업기회전망CSI와 임금수준전망CSI의 개선세가 눈에 띈다. 두 지표는 각각 113과 120을 기록하며 2008년 7월 관련 통계를 낸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또 전달보다 각각 27포인트와 7포인트가 올라 조사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 1호로 일자리 확대를 내세웠고 취임 뒤에도 관련 정책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10조원 안팎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을 오는 6월 국회에서 처리할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현재경기판단CSI는 82로 지난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향후경기판단CSI도 111로 2010년 7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현재생활형편CSI와 생활형편전망CSI도 각각 92, 103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37로 4월보다 4포인트 떨어졌는데 주택가격전망CSI는 109로 6포인트 올랐다. 물가 중에서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가계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다만 소비자들은 아직 주머니를 여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지출전망CSI는 106으로 4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하며 제자리걸음 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25일 내놓은 국내경제동향 자료를 보면 현재의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은 3월 기준으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긴 하지만 민간 소비 증가 등 내수 경기의 경우 아직 개선 정도가 미흡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