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에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1.1% 성장하면서 1년 반 만에 1%대 성장률을 회복했다. 그러면서 올해 3%대 성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경제 성장은 건설과 설비투자 그리고 수출이 주도했다. 다만 민간소비는 여전히 부진했다. 특히 1분기 총저축률은 36.9%에 달해 1998년 3분기 37.2%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았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꽉 닫고 있다는 얘기다.
◇ 1분기 경제성장률 1.1%…건설투자·수출 주도
한국은행은 2일 '1분기 국민소득 잠정치'를 발표했다.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1.1% 성장했다. 2015년 3분기 1.3% 이후 최고치다. 당시에는 추가경정예산 투입에 따른 효과가 컸지만 이번엔 민간 부문이 성장을 주도했다.
김영태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1분기 성장은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수출이 주도했다"며 "기본적으로 민간 부문의 성장이라고 볼 수 있고 정부가 떠받치지 않는 만큼 성장의 질이 더 낫다"고 설명했다.
1분기 '성장을 주도한 건 건설업이다. 경제활동 별 성장률을 보면 건설업은 주거·비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5.3% 성장했다. 제조업은 반도체 주도로 2.1% 성장했다. 제조업의 성장률은 2010년 4분기 2.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출 항목별로 따져보면 건설투자는 전기보다 6.8%,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1.3%나 늘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투자를 중심으로 4.4% 성장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 및 장비를 중심으로 2.1% 증가했고, 수입은 기계 및 장비, 정밀기기 등을 중심으로 4.8% 늘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 3년 만에 3%대 성장?…민간 소비가 관건
올해 들어 수출과 건설투자 등이 계속 호조를 보이면서 연간 경제성장률이 3년 만에 3%대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에 기존 2.5%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더해 다음 달에 추가로 성장률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고한 바 있다.
관건은 민간소비다. 수년째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꽉 닫은 데다 소비심리도 잔뜩 위축돼 있어 성장률을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민간소비는 0.4% 성장에 그치면서 여전히 부진했다. 특히 1분기 총저축률은 36.9%로 1998년 3분기 37.2%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처분가능소득이 2.6% 늘었는데 소비지출은 0.9% 늘어나는 데 그친 것도 이 때문이다. 소득이 늘어도 소비를 안 한다는 얘기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소비 부문에서도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8로 세월호 참사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추경'의 효과가 더해지면 수출과 소비를 아우르면서 회복세가 나타날 여지가 있다. 관련 기사 ☞ 일자리 강조한 대통령…취업·임금 기대감 '쑥쑥'
김영태 부장은 "GDP에 비해 민간 소비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며 "하지만 최근 소비심리지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