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공모절차를 생략하기로 했다. 대신 헤드헌터사를 통한 추천방식으로 행장 후보군을 추린다. 외부 출신 후보를 포함할지 여부에 대해 공식 언급하진 않았지만 논의 과정에서 배제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17일 임추위를 열고 차기 은행장 후보 선정에 있어 공모절차를 생략하기로 결정했다.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논란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
◇ 헤드헌터사 추천 방식, 외부 배제 않을 듯
임추위는 그동안 헤드헌터사를 통해 은행장 후보군을 물색해왔다. 현재 우리은행의 상황을 충분히 인식해 신속히 조직을 안정시키고 지속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인물을 대상으로 했다.
임추위는 다시한번 회의를 열어 후보군 압축, 선정절차, 방법 등을 결정해 다음주 초 공표하기로 했다. 휴일인 주말이나 내주초 임추위에서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다.
임추위는 향후 면접 대상자 선정 등 임추위에서 결정되는 사항들은 즉시 공표해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임추위원들은 후보자와 언론을 개별적으로 접촉하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했다.
임추위 관계자는 "신속히 우리은행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덕망을 갖추고 지속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다해 기업가치를 충분히 높일 수 있는 경영능력과 경험을 갖춘 리더를 찾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임추위는 그동안 관심이 모아졌던 외부 출신 후보 포함여부에 대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올해 초 행장 선임 당시엔 공모를 통해 5년간 전·현직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 또는 계열사 고위 임원’으로 후보 자격을 제한했다. 당시와 비교해 후보자격을 제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헤드헌터사를 통해 추천된 외부출신을 굳이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내주초 발표될 압축 후보군에 외부 출신 포함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 내부 vs 외부, 상업 vs 한일 기싸움 치열
우리은행 안팎에선 벌써부터 정권과 인연이 있는 점을 내세운 외부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은행 안팎에선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혹은 내부출신과 외부출신간 기싸움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상업은행 출신이 잇따라 행장은 맡으면서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간 계파갈등이 고조되자 이번엔 한일은행 출신의 행장 선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거론되는 내부출신 후보들의 대부분이 한일은행 출신이기도 하다.
현직에서는 사실상 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손태승 글로벌부문장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전주고와 성균관대를 나왔다. 한일은행 출신이지만 상업 한일 계파에 크게 치우치지 않았다는 점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같은 한일은행 출신의 정원재 영업지원부문장도 후보 중 한명이다. 내부출신의 경우 올해초 한차례 검증을 거쳤던 만큼 사실상 손태승 부문장과 정원재 부문장을 중심으로 검증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외부 출신 중에선 오갑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신상훈 우리은행 사외이사(전 신한금융 사장)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신 이사는 현재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데다 임추위 멤버라는 점에서도 실제 후보군에 포함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올해 초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금융경제위원장을 지냈던 오 전 부원장과 문 대통령과 경남고 동문인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이 눈에 띈다. 오 전 부원장은 SC제일은행 부회장, 국민은행 사외이사 등을 거쳤다. 박영빈 전 행장은 우리금융 전무, 우리투자증권 부사장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