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임기가 끝나는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이 마지막 성적표를 받았다. 성적은 '합격점'이다.
26일 농협금융지주는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390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76% 늘었다고 밝혔다. 농업인 지원을 위해 농협중앙회에 내는 농업지원사업비를 포함하면 당기순이익은 4578억원으로 늘어난다.
이자이익은 1조8663억원으로 8.1% 늘었고 수수료이익은 2966억원으로 19.8% 증가했다. 반면 신용손실충당금은 절반이상 줄면서 이익이 개선됐다.
자회사별로 나눠보면 농협은행 당기순이익은 31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 밖에 NH투자증권 1281억원, NH농협생명 233억원, NH농협손해보험 87억원 등 주요 자회사들이 고른 성적을 냈다.
올 1분기 주요 금융지주 당기순이익을 보면 KB금융그룹이 9682억원, 신한금융그룹 8575억원, 하나금융그룹 6712억원이다. 우리은행 당기순이익은 5897억원이었다. 여전히 농협금융 실적이 주요 금융지주나 은행에 비해 뒤처지는 것이다. 하지만 실적개선 속도면에서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농협금융은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로 2015~2016년 연간 당기순이익이 4000억원대에 머물렀다. 2015년 부임한 김용환 회장은 과감한 '빅배스(Big Bath)'로 부실을 정리하며 2017년 당기순이익을 1조원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차기 회장 후보에서 사퇴한 김용환 회장은 "농협금융이 분기적자를 시현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에 부임해 타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떠나게 되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지만 최근 3연임을 포기하며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앞으로 관심은 차기 회장에 선임된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어떤 색깔로 농협금융을 이끌어나갈 지다. 김 회장이 그동안 추진했던 해외사업 등을 김 전 원장이 이어받을지도 관심이다. 김 전 원장은 26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됐고 오는 30일 취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