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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보험]車보험 대인-대물 보상기준 왜 다를까

  • 2018.10.24(수) 18:51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취지 따라 '사람구제'가 먼저
대물은 민법 적용받아 대인-대물 보상 기준 달라져
대물배상 확대시 보험료 인상 불가피…"사회적 합의 필요"



앞서 <[사이다보험]특약가입 후 車사고 대인-대물 보상 달라 '논란'> 기사에서 자동차보험 의무보험 담보 가운데 운전자 한정특약을 가입했을 때 보상이 되는 경우와 되지 않는 사례를 짚어봤습니다. 그렇다면 보상이 이처럼 달라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인과 대물배상 담보의 보상의 차이가 생겨난 이유를 찾기 위해서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하 자배법)'이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애초에 자동차보험은 자동차사고로 인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과거 자동차는 소위 '가진자'의 전유물이었고 자동차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차와 사람이 충돌하는 차(車)대 인(人) 사고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경제력이 있는 자동차 소유주(車)가 상대적 약자이며 경제력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人)의 피해를 배상하도록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법이 만들어진 것이죠. 때문에 자배법은 '운행자의 책임'을 강하게 물어 면책사항에 해당한다고 해도 가급적 자동차 소유주가 피해자에게 배상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자배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책임보험'이라는 말 자체도 자동차사고에 따른 책임을 져야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대물배상이 추가로 의무화 되면서 개념이 혼재돼 사용되고 있지만 과거 책임보험은 대인배상만을 지칭하는 말이었습니다. 자배법 제2조 책임보험에 대한 정의를 보면 '자동차보유자와 보험사가 자동차 운행으로 다른 사람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는 내용을 약정한 보험'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물적배상에 대한 내용은 2003년 처음 자배법에 포함됐습니다. 현재는 의무보험 안에 대인
과 대물배상이 포함된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입니다. 

법 취지 자체가 사람에 대한 피해를 우선으로 하는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건 자배법상 대물배상은 가입의무에 대한 내용만 담고 있을 뿐 배상에 관련된 내용은 '민법'에 적용받고 있습니다.

민법은 입증책임을 피해자에게 두고 있어 피해자가 피해의 원인이 가해자에게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운행자 책임'을 강하게 물어 피해자를 우선 보호한다는 자배법과는 완전히 다른 근거를 두고 있는 셈입니다. 해외에서도 대인배상에 적용되는 '운행자 책임'을 대물에 적용하는 사례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기승도 보험연구원 박사는 "대물배상은 자배법상 가입이 의무화 되어 있지만 배상관련 내용은 민법에 적용을 받는다"며 "같은 의무(강제)보험이기 때문에 똑같이 보상받아야 한다는 근거 자체가 잘못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핵심은 의무가입이 아니라 대인에 적용되는 '운행자 책임'에 있는데 이를 대물에도 같이 적용하는 사례는 해외에도 없거니와, 만약 똑같이 적용한다고 할 경우 대인배상Ⅰ 담보만 빼고 모두 적용되는 운전자 한정특약을 대물에서도 빼야 한다"며 "이렇게되면 결국 운전자를 한정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계약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전체적인 보험료를 높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법에 따른 상품 취지에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자배법상 가입을 의무화 하고 있지만 대인배상은 자배법을, 대물배상은 민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법체계가 달라 똑같이 적용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한 자배법 취지가 운전자의 책임을 강하게 물어 피해자를 구제하는 법안이기 때문에 보험사 면책사항이 있다 하더라도 피해자 구제를 위해 대인배상은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운전자 한정특약이 적용되는 범위도 대인배상Ⅰ은 제외하고 있습니다. 대물배상을 비롯해 다른 담보에는 적용되지만 대인배상Ⅰ은 한정특약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를 뒤집어 운행자 책임을 대물까지 확대하거나 운전자 한정특약 적용 범위를 대물배상도 제외할 경우 자동차보험료가 오를 수 있습니다. 일단 지금까지 지급되지 않았던 보험금이 지급되다 보니 보험금 지급 규모가 늘어 손해율 상승으로 인해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지급되지 않았던 규모를 추정해 보험료에 반영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어느정도 상승하는가를 따져 보험료 인상에 반영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 운전자 한정특약으로 할인받았던 대물보험 담보에서 할인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도 제한됩니다. 

자배법을 바꾸려고 한다해도 금융당국 소관법이 아닌 국토교통부 소관이기 때문에 법 개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법 개정 없이 자동차보험 약관을 개정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물배상의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은 자배법 개정 없이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법 취지에 맞도록 약관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약관 개정이 법에 어긋나지 않도록 소관부처인 국토교통부와의 논의과정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사회적 합의가 그쪽으로 간다면 해야겠지만 운전자 한정특약을 가입할 경우 운전자를 제한해 보험료를 할인받았던 것과 반대로 운전자 범위가 넓어져 손해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전체적인 보험료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법상 책임보험과 의무보험의 개념이 혼재돼 있는 것처럼 시대가 변하면서 법에 추가되는 부분들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제도에 반영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법은 과거 현실을 반영했기 때문에 바꿀 필요성도 있습니다. 오는 26일 열리는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얘기가 나오고 관련 당국과 관련 업계, 소비자가 대물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는 방향이 맞다고 하면 법을 개정하거나 보험사의 약관개정을 통해서 변경을 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차(車)대 인(人) 사고보다 차(車)대 차
(車) 사고가 큰폭으로 늘면서 대인보험금 보다 대물보험금 지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같은 시대적인 변화를 자동차보험에 반영할 것이냐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의무보험인 대인과 대물배상에 대한 보상의 차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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