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의존도가 높으면 매각 뒤 의존도가 낮아질 수 있고 계열사 실적이 안좋을 경우 롯데카드의 실적도 영향을 준다는점에서 건전성 우려도 있어왔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계열사 신용공여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에 비해 크게 낮은 상태이고 롯데그룹과 시너지를 노리는 인수후보자가 나선다면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에 3분기 누적으로 롯데 계열사 22곳에 총 1조7225억원의 신용공여 한도를 부여했다. 해당 계열사들은 신용공여한도에서 총 4020억원을 사용했다. 한도의 23% 정도만 사용한 것이다. 신용공여란 쉽게 말해 법인카드 한도다. 카드와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를 계열사로 둔 회사는 계열 카드사로부터 신용공여한도를 설정받아 그 한도 내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대주주와 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를 '자기자본의 50%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다. 롯데카드 자기자본은 약 1조7730억원으로, 대주주 신용공여 비율은 22.79%다. 당국의 권고치를 충족하고 있다.
물론 카드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롯데카드 다음으로 계열사 비율이 높은 삼성카드는 20.26%다.
롯데계열사중 가장 많은 신용공여한도를 부여받은 곳은 롯데쇼핑으로 총 3250억원의 한도를 받아 792억원을 사용했다. 가장 사용액이 많은 곳은 롯데케미칼로 3000억원의 한도를 받아 1851억원을 사용했다.
롯데아사히주류와 롯데스카이힐, 코리아세븐, 롯데칠성음료, 롯데하이마트, 바이더웨이,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첨단소재 등은 총 5765억원의 한도를 받았지만 롯데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 밖에도 롯데카드는 계열사 상품에 대한 다양한 이벤트 등을 지원해 롯데그룹 내 결제 비율이 높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카드 전체 결제금액의 30%가 계열사 가맹점에서 발생했다.
만약 롯데카드의 계열사 신용공여가 제로가 된다해도 큰 타격은 없다. 지난해에 3분기까지 누적으로 롯데카드 고객들이 사용한 신용카드 이용 규모는 총 53조0380억원이다. 이중 계열사 카드사용이 4020억원, 0.75%에 불과하다. 대주주 신용공여는 카드사 매출에 직접 도움을 주기 보다는 계열사 시너지 유지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롯데카드 매각을 진행하는 롯데지주가 롯데카드 지분 전량(93.8%)을 외부에 매각하기보다는 경영권이 포함된 일부 지분만 외부로 넘기고 나머지는 그룹 내에 남겨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계열사와 시너지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신용공여 의존도가 높은 롯데쇼핑의 실적이 개선세라는 점도 롯데카드로선 호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6500억원으로 전년보다 22.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롯데계열사가 주로 롯데카드를 구매카드로 쓰고 다른 회사의 카드는 보조로 사용하는 중인데 매각된다고 해서 이것을 바꿀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안정적인 고객확보는 회사에 득이 되지 독이 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