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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알맹이 빠진 '보험감독 혁신안'

  • 2019.02.28(목) 18:39

깊이·현실적용 가능성 등 긍정평가 못받아
주요 안건 '보험약관 개선' 금융위로 공 넘어가
'이해관계자 배제 방식이 부메랑' 지적도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돼 약 4개월에 걸쳐 이뤄진 금융감독원의 '보험산업 감독혁신 T/F(이하 TF)' 결과가 발표됐다.

TF는 윤석헌 금감원장이 취임 후 보험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겠다며 힘을 실어 만든 기구다. 그동안 개선되지 못한 이슈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한다는 취지로 금감원뿐 아니라 보험업계 시선도 배제하고 진행했다. '혁신'을 바랐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대도 컸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보험산업 전반에 대한 혁신을 예고한 것과 달리 TF 결과는 '혁신'을 내걸 만큼 새롭지 않았다는 평가다.

주요 쟁점이 아닌 보험산업 전반을 검토하다보니 시간은 오래 걸리고 깊이는 더하지 못했다는 자평도 나왔다.

즉시연금 분쟁 등으로 쟁점으로 떠오른 보험약관을 비롯해 보험모집, 보험금 지급, 민원, 보험상품, 공시, 손해사정 등 전방위적인 검토가 이뤄졌다. 촉박한 시간동안 심도 있는 개선안이 나오지 못한 이유다.

새로운 접근을 위해 외부의 눈으로만 바라보려 했던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TF 참여자 대부분이 교수들로 실무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현안 파악에만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렇다보니 논의 전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배제됐다. 치우치거나 흔들림 없이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란 이유다. 그러나 이렇게 도출한 개선안이 현실화 가능할지가 문제가 됐다. 결국 현실화 여부를 따지는 점검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비됐고 현실화가 불가능해 아이디어 차원에서 그친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산업 전반의 혁신을 추진하는 안인데 TF 내내 업계 의견을 단 한번도 묻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만을 가진 것도 잠시 TF 혁신안을 숨죽이며 기다렸던 보험업계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역설적으로 보험업계에서 조차 '혁신을 찾기 힘든 안'이란 지적이 나왔다.

즉시연금, 요양병원 암 임원보험금 분쟁과 관련해 쟁점화 된 보험약관 개선이나 보험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인 수수료 개편 관련해서도 사실상 공이 금융위원회로 넘어갔다. 법규개정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부서 개선안이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TF 참가자는 "참여자 대부분이 교수들로 실무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현안을 파악하는데만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현악파악 후에도 업계의 의견을 따로 듣지 않았기 때문에 내놓은 개선안이 실무적으로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다 보니 구체적인 안보다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에 따라 시장에서 맞춰가자는 식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분쟁조정위원회나 옴부즈만 제도 등의 경우 금융당국의 조직과 관련된 문제라 개선 필요성이 있음에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제도개선을 원했지만 어느 한쪽의 시선만으로는 이를 충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셈이다.

'진정한 혁신'을 위해서는 오히려 이해관계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는 '반성의 기회'가 됐다는게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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