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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중개사를 말하다]"직급영업 철폐가 당면과제"

  • 2019.03.04(월) 17:47

[비즈人워치]장경식 에이온코리아 보험중개 상무
"보험사 직급영업 등 기업보험시장 제약"
"중개사는 대형화로 인력·조직·시스템 투자해야"

일반보험에서 주요 축을 담당하는 모집채널인 보험중개사 제도가 올해로 도입 22년째다. 하지만 해외시장과 달리 국내시장에서 입지는 미미한 상태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보험중개사업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보험중개사의 역할과 현위치를 분석하고 문제점과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

장경식 에이온코리아 상무/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보험은 기본적으로 정보의 비대칭이 심한 시장입니다. 그중에서도 기업보험은 계약 당 규모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위험의 일부를 해외로 전가합니다. 즉 보험의 합리적인 가격을 알기 위해서라도 세계시장을 잘 알아야합니다. 그러나 기업보험은 정형화 되어 있지 않고 고객이 직접 해외시장을 비롯해 위험규모 등을 파악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고객과 보험사 관계는 아마추어와 프로선수의 대결과도 같습니다. 동등한 입장에서 계약하기 위해서는 아마추어에게 똑똑한 코치가 필요합니다. 기업보험에서 이러한 코치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보험중개사, '보험브로커'입니다."

장경식 에이온코리아 상무는 기업보험시장에서 보험중개사 역할과 필요성을 이렇게 요약했다. 따라서 보험중개시장과 보험중개사 모두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프로'와 나란히 어깨를 맞댈수 있을 만큼 규모와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온의 경우 세계적인 보험중개회사로 국내에서도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하지만 세계 일반보험시장에서 보험중개사가 70% 이상 거래를 맡고있는데 비해 국내 보험중개시장은 터무니없이 작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장 상무는 이를 타개할 방법으로 보험중개사의 '대형화'와 '전문화'를 꼽았다.

그는 또 국내 보험중개시장이 성장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보험사 직급영업 채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부분 보험중개업자들이 입을 모아 지적하는 대목이다.

장 상무는 선박회사, 보험회사를 거치며 해상보험 분야에서 오랜기간 보험인수심사(언더라이팅)와 보상처리업무(클레임)를 맡아온 보험전문가다.

1990년 범양상선에 입사해 4년반 동안 선박운항과 해상배상책임보험을 담당했다. 이후 1994년부터 2010년까지 16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삼성화재에서 해상보험의 인수심사와 사고처리를 맡았다. 이후 기업보험영업을 담당했고 2011년부터 현재까지 에이온코리아에서 기업보험 중개 및 사고처리자문을 맡고 있다.

그가 바라본 보험중개시장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들어봤다.

장경식 에이온코리아 상무/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보험중개시장을 말하기 앞서 '에이온'은 어떠한 회사인가?

▲ 에이온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보험중개회사다. 기업의 위험관리, 원보험·재보험중개, 인사복지플랜자문, 은퇴·연금컨설팅 등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약 120개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세계 500여곳의 사무소에서 약 5만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전세계 매출은 약 12조3000억원 수준이다.

에이온코리아는 1986년 국내에서 최초로 인가받은 보험중개법인이다. 현재 약 120명의 직원이 근무 중으로 국내외 약 600개 기업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에이온 폴리시(Aon Policy)라는 엄격한 업무관리를 강조하며 세계적인 신뢰관계 형성을 중요히 여기고 있다. 2017년말 기준 매출액은 327억원 규모다.

국내 보험중개시장에서 에이온코리아의 차별화된 특장점은 우월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녔다는 점이다. 특히 에이온의 글로벌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위험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사이버리스크와 같이 최근 중요시 되고 있는 특화된 분야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와 전문화로 질적인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 상대적으로 해외에 비해 국내 보험중개시장이 활성화 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 '직급영업'이라는 해외에서는 보기 드문 조직이 기업보험시장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는 일반보험, 기업보험 시장이 중개사(브로커)를 중심으로 생겨난 것과 달리 국내의 경우 중개사제도가 상대적으로 늦게 도입됐다.

이에 기업보험의 원수보험 인수 역할을 보험사의 '직급영업' 직원들이 맡아왔다. 이들은 본래의 위험관리보다 영업에 치중했고 이미 시장이 고착화된 상태에서 중개사들이 생겨나면서 원수보험이 아닌 재보험 중개 시장에 머물러야 했고 이러한 구조는 한동안 이어져왔다.

그러나 국내 보험사들이 덩치를 키우면서 재보험으로 출재하던 물건들의 보유를 늘리자 재보험 중개마저 어려워진 중개사들이 본래의 영역인 원수보험 중개로 발을 디디게 된 것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좌지우지 할 수 있던 기업보험시장에 새로운 경쟁자이자 중재자가 나타난 것이다.

- 보험중개사 시장이 확대되기 위해 바뀌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 일단 보험사의 직급영업, 자기대리점이 폐지돼야 한다. 직급영업은 기업의 위험을 인수하고 분석, 관리하는 기업보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단순히 '영업'만을 해왔다. 또한 영업 과정에서 계약자나 계약자의 특수관계인에게 '자기대리점'을 만들게 해 보험료의 일부를 수수료로 돌려주는 리베이트 사례도 있었다. 해외시장에는 보험사에서 이러한 역할을 하는 세일즈 사원이 아예 없다. 계약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있을 뿐이다. 위험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과 관리가 이뤄져야할 기업보험 시장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이유다.

오랜시간 이어져 온 만큼 시간이 걸리겠지만 보험사는 직급영업을 폐지해 본업인 위험을 평가하고 적절한 가격을 매겨 보험을 인수하는 한편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

- 중개사들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나

▲보험중개사들도 전문성을 가지고 계약자들에게 '보험중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위험을 분석해 해외에서 계약자에게 알맞은 요율 사례를 찾아 최적의 보험료를 계산해 계약자의 코칭 역할을 해야 한다. 보험계약자입장에선 유일한 판매채널이 보험중개사의 본연의 역할이다. 이러한 역할을 위해서는 보험중개사도 대형화되고 전문화되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정규모 이상으로 대형화 돼야 기본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전문화를 진행할 수 있다. 보험사에서 기업보험을 담당하던 사람들이 퇴직후 한둘 모여 중개사업체를 차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큰 회사에서 자신이 가진 전문역량을 발휘하고 전문 인력들을 키워내야 한다. 일부분 보험중개시장에 진입장벽을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중개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계약자의 편에서 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기업보험에서 흔한 배상책임보험의 경우 소송이 진행되는 경우 8~10년 이상을 가는 경우도 있다. 계약자 입장을 대변한 중개사가 이 기간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보험계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대형화, 전문화를 비롯해 신뢰를 줄 수 있을 만큼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는 중개사가 영속할 수 있을만한 규모를 키우고 사람과 시스템 모두에 투자할 수 있을 만큼의 규모를 갖춰야 한다. 전문성을 갖춰야 소비자 입장에서 계약을 따져볼 수 있기 때문이다.

- 향후 보험중개사 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결국 보험사도 보험중개사도 살아남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본업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믿을 만한 장(場)이 형성되면 당연히 사람들이 찾게 된다. 국내 일반보험, 기업보험 시장은 국내를 넘어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험중개사도 보험사도 위험관리자, 즉 '리스크매니지먼트'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계약자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우리사회에서 '브로커'라는 단어가 가지는 인식이 부정적인데 실제 보험브로커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인지하고 이에 걸맞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더욱이 보험을 단순히 사라지는 '코스트(비용)'로 생각할 게 아니라 위험관리를 위해 당연히 지불하는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 위험은 터졌을때가 아니라 관리를 통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보험은 단순히 사고를 터졌을때 비용을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관리'의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 국내 보험중개시장에 기대되는 변화는

▲직급영업의 폐지와 함께 기업보험시장에서 계약자의 위험관리 업무를 보험중개사가 나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켓에서 전문성과 신뢰성을 갖춘 제대로된 보험사, 보험조직들이 생겨나고 지속된다면 우리나라가 전세계 보험물건이 거래되는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

전문화를 위한 지속투자, 그리고 고객서비스 품질 향상을 통해 고객에게 사랑받고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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