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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보험중개법인 지나친 본사송금 '눈총'

  • 2019.11.25(월) 16:41

이익잉여금까지 배당…배당성향 100% 넘어
재보험 거래도 본사 경유해 절반만 수익으로
"재보험 기술력 못쌓고 본사 수익만 기여" 지적도

일부 외국계 보험중개법인이 당기순이익의 100%를 넘어서는 지나친 배당으로 눈총을 사고 있다.

글로벌 보험중개사 마쉬(Marsh)와 에이온(Aon)의 한국법인은 지난 10여년간 국내에서 벌어들인 누적순이익 100% 안팎의 배당성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해외 본사를 경유한 재보험계약 중개수수료의 경우 절반가량이 매출액으로 잡히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실상 해외로 나가는 금액은 이보다 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보험중개사를 모회사로 둔 국내 보험중개법인 1위 마쉬코리아는 지난해 333억8300만원(처분확정일 기준)을 본사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마쉬코리아가 지난해 국내에서 벌어들인 순이익 109억3400만원의 3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배당성향이 305.3%에 이른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누계기준으로 보면 누적순이익 대비 배당성향은 92.3%를 기록했다. 재무제표 상 올해 계상되지만 지난해 현금배당으로 확정된 80억원의 배당금액까지 합치면 배당성향은 100%를 넘어선다.

마찬가지로 글로벌 중개사를 모회사로 둔 국내 중개법인 2위인 에이온코리아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에이온코리아가 지난해 한국에서 거둔 순이익은 9억2200만원, 본사 배당금으로 지급된 금액은 20억원이다. 배당성향은 216.9%에 이른다.

2017년에는 20억3100만원을 벌어서 2.5배인 50억원을 본사에 배당했다. 배당성향이 246.2%다. 지난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배당을 한 셈이다.

이는 한국은 물론 해외 현지 기업들의 배당성향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국회 예산정책처의 '주요국 기업 배당성향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8년~2018년 국내 상장기업의 배당성향은 평균 24.8%를 기록했다.

미국·일본 등 주요 7국(G7)의 기업 배당성향도 41.9% 수준이다. 국내에 비해서는 높지만 50%가 채 되지 않는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회사들의 본사 송금이 유독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

배당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배당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순이익을 초과해 이익잉여금에서까지 배당을 하는 것은 국부유출 관점에서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글로벌 회사라는 이름값이 있기 때문에 회사들이 고민 없이 거래를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자본이 이처럼 쉽게 빠져나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외국계 법인들의 경우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재보험계약을 해외 본사를 경유해 진행하고 있어 실제로는 배당금액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해외로 나가고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외국계 중개법인들이 재보험 중개시 중개수수료를 해외 본사로 넘겨 전체매출의 절반만 국내 수익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중개법인의 경우 임의재보험이나 특약재보험과 같이 대규모 재보험 계약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브로커리지(중개수수료)를 바로 떼는 것이 아니라 본사를 경유해서 절반은 본사로 귀속하고 나머지 절반의 수수료만 국내 매출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경우 실제 수익의 절반만 국내수익으로 인식돼 세금도 적게 내는데다 재보험과 관련된 백업오피스 업무도 모두 본사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국내 지점의 기술력은 쌓이지 않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계 본사에서 인식하는 재보험 관련 매출은 실상 국내 재무제표 상으로도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도 안되는 상태"라며 "당국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도 문제지만 수익으로 덜잡히는 만큼 세금도 덜 내기 때문에 공정경쟁 측면에서 형평성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국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문제로 부각되지 않았지만 외국계 중개법인의 이 같은 모습들은 오래전부터 업계 내에서는 문제로 인식돼 왔다"며 "일본과의 무역분쟁에서 보았듯 이들의 국내시장 장악력이 큰데도 불구하고 국내에 재보험 관련 원천기술력을 쌓는데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는 점이 실상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상위 20개 보험중개법인 가운데 외국계는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마쉬와 에이온이 차지하고 있다.

외감법(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상 공시기준에 해당하는 외국계 중개법인은 마쉬와 에이온을 포함 총 네 곳 뿐이어서 전문가들은 공시되지 않은 곳들까지 포함할 경우 이같은 경향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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