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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연한, 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전 63~64세 수준 적용

  • 2019.03.07(목) 10:14

"현 표준약관대로 보험금 지급이 원칙"
약관 개정 시일 걸려..보험사, 과도기 지급기준 검토
"가동연한 확대로 가동일수 축소 필요" 건의

육체노동자의 노동 가동연한을 60세에서 65세로 상향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났지만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하 약관)' 개정 전까지는 이에 맞는 보험금을 지급받지는 못할 전망이다. 원칙적으로 보험금은 현재 약관에 준해 지급되기 때문이다.

다만 보험사들은 표준약관 개정 전까지 대법원 판례로 인한 민원 발생과 소송을 막기 위해 '63~64세 수준의 보험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65세에서 소비자가 부담할 소송비용 등을 뺀 것으로 약관 변경 전까지 65세보다 낮은 수준의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얘기다. 

◇ 표준약관에 가동연한 적용 전까지 민원발생 우려

가동연한은 '일을 해서 돈을 벌수 있는 가장 많은 나이'를 뜻한다. 육체노동자를 기준으로 생계활동을 하는 정년이 몇 세인지를 정한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21일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현실을 반영해 가동연한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는 판결을 내렸다. 60세로 변경된 지 30년 만이다.

가동연한이 늘어나면 보험업계는 보험금 일실수입 산정, 손해배상액 산정 등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교통사고로 사망하거나 장해를 입은 경우 무직자나 학생, 주부 등의 소득상실분을 가동연한에 따라 보상하기 때문에 손보사들은 기존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보험개발원은 가동연한 상향에 따라 연간 1250억원의 교통사고 보상금이 추가로 지급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보험료는 1.2% 인상 요인이 있다고 봤다.

다만 보험금이 지급되기 위해서는 표준약관을 개정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빠른 시일 내에 가동연한을 반영키로 했지만 개정 작업이 생각보다 늦어지면서 보험업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시점부터 표준약관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지급되는 보험금에서 민원 등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60세가 원칙…소송여부 판단해 일부 제하고 지급"

보험업계 관계자는 "표준약관이 개정되기 이전까지는 기존 약관에 준해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다만 가동연한 상향과 관련해 이미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현재 기준인 60세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할 경우 민원이나 분쟁 등이 일어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소송으로 갈지 여부를 따져보고 소송으로 갈 것 같으면 65세 기준에서 소송비용을 제하고 합의해 지급하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원칙은 현재 약관인 60세에 맞춰 지급하는 것이지만 대법원 판례 때문에 소송을 걸 경우 100% 질 수밖에 없다"며 "약관이 개정된 건 아니기 때문에 65세로 지급하지는 않고 소송시 들게 되는 변호사 비용 등 10~20%를 제하고 특인을 통해 지급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인(특별승인)제도는 일종의 '준소송'에 해당하는 것으로 소송으로 가기 전 절충안을 통해 합의를 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소송을 진행할 경우 들게 되는 시간, 비용적인 부분을 감안해 이를 제외하고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것. 결국 표준약관이 개정되기 전에 보험금을 지급받는 사유가 발생할 경우 일정부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 약관개정에 시일 걸려…손보사 고심

금감원은 현재 표준약관 개정안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약관이 개정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진행하려고 하고 있지만 표준약관 변경은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사항으로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와 개정예고 등의 절차가 필요해 물리적인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규개위의 규제심사 사전검토 단계에서 규제로 판단되지 않을 경우 바로 반려될 수 있지만 사전검토 기간도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민원 등의 불안요인이 발생한데다 가동연한은 정비수가 인상 등을 비롯해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에 약관개정이 빠른시일 내에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결과가 나온 사안이고 분쟁사유 등이 있기 때문에 시급히 추진해 주길 바라고 있다"며 "다만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연계되다 보니 금감원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보험업계 "가동연한 상향 대신 가동일수 축소 필요"

보험업계는 표준약관 개정시 가동연한이 상향되는 만큼 도시 일용직노동자들이 한달에 며칠 일하는지를 따지는 '가동일수' 축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달 가동일수를 20~21일 수준으로 보는데 대체휴일제, 52시간제 도입 등의 현실을 반영해 15일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에 따라 가동연한이 달라진 것처럼 약관의 현실화를 위해 가동일수도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오랫동안 약관이 변하지 않아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고려해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표준약관 개정에 가동일수 축소가 반영될 경우 보험금 지급 규모가 줄어들 수 있는 만큼 그만큼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이 줄어들 수 있다.

금감원은 업계 의견 등을 수렴해 이달 중으로 표준약관 개정 초안을 만들어 4월 중에는 규개위 심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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