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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방관자'의 두번째 엄중경고

  • 2019.03.19(화) 18:05

금융위, 카드수수료 위법 엄중경고…실효성은 미지수
큰 틀은 "수익자부담" 구체적인 부분은 "시장원리"
파행 거듭된 차·카드 갈등…지켜만 본 금융위  

신용카드 대형가맹점 수수료 문제가 더 꼬여가면서 금융위원회가 19일 긴급 브리핑을 열었다. 지난달 19일 대형가맹점이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를 요구할 경우 법적 처벌도 가능하다며 긴급 브리핑을 한 지 딱 한 달 만이다.

한달만에 긴급 브리핑 열었지만 내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다. 이날 브리핑을 한 줄로 요약하면 "모니터링 통해 위법사항 나오면 엄중조치하겠다"로 한달 전 브리핑과 비슷했다.

지난 한 달동안 현대·기아차와 카드업계의 수수료율 협상이 진행됐다. 갈등도 심했다. 가맹계약 해지가 남발했고 일부 카드로는 자동차를 살 수 없었다. 하지만 엄중조치를 약속했던 당국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열린 브리핑에서도 현대·기아차와 카드업계의 협상 과정에서 어떤 모니터링을 펼쳤냐는 질문에는 "해야죠"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지난 한 달 동안 당국의 모니터링이 이뤄지긴 한건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위반 사항에는 엄중한 조치가 있을 거라고 말했지만 실제 어떤 행위가 법위반 사항인지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실제 법적인 조치가 이뤄질 경우 대형가맹점 입장에서 행정소송 등으로 대응하게 되면 결국 당국의 조치가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행정소송은 그들의 당연한 권리"라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보도자료를 통해서는 '엄중경고'를 운운했지만, 구체적인 질문이 들어가면 방관자적 입장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싸움을 말리겠다는 건지, 붙이겠다는 건지 조차 헷갈렸다.

이날 금융위가 쫓기듯이 긴급 브리핑을 연 것은 그 만큼 금유위의 상황이 급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현대·기아차와 카드 업계의 수수료 협상은 한 달 가까이 갈등을 이어온 끝에 타결됐지만 금융당국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실제 일부 카드의 결제가 막히기도 하는 등 소비자 피해도 발생했다.

갈등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카드업계는 통신과 유통업계를 대상으로 수수료 협상을 벌여야 한다. 현대차와 협상에서 꼬리를 내린 카드업계 입장에선 불리한 싸움이 될수 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수익자부담 원칙에 따라 더 많은 혜택을 보는 대형가맹점이 더 많은 가맹점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면 이번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수익자부담 원칙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카드사 입장에선 자신들에게 더 수익을 많이 내 주는 거래처에 수수료 혜택을 더 줄 수 밖에 없다. 이것도 시장의 원리다.

이날 금융당국 관계자는 '어느 정도의 수수료율이 적당하느냐는 질문'에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번 분쟁의 해결책도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카드업계에 수익자부담 원칙을 적용할지도 시장이 결정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업계간 싸움을 붙이지 말고 경쟁을 붙여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 더 현실적인 대책이란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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