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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무거운 하반기 공채…은행 '채용의 딜레마'

  • 2019.09.06(금) 17:10

주요 은행, 하반기 공채 시작..작년 비해 감소할 듯
금융당국 "신규채용 확대" 직간접 요청
은행들 "비대면채널 확대·점포통폐합 등 여력 줄어" 고민

8월 27일 서울 동대문구 DDP에서 진행된 금융권 채용박람회에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각 금융기관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올해 하반기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이 약 2000명의 신입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그간 지속적으로 채용규모를 늘려왔던 은행들의 공채 규모가 다소 줄었다. 그동안 채용을 늘려달라는 금융당국의 요청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은행들의 채용 여력이 작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비대면채널 확대로 은행의 필요인력이 줄어들고 있는데 금융당국의 채용확대 요청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이 고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규 채용을 늘리기 위해 올해 하반기나 내년초 대규모 희망퇴직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은행 하반기 공채 시작 

KB국민은행은 하반기 총 550여명을 새로 채용한다. 이 중 신입행원 채용 규모는 410명이다.  

KEB하나은행은 하반기 공개채용과 함께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수시채용을 통해 400명가량의 신입행원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하반기 450명의 신입행원을 채용한다. 이 중 특성화고 출신 80명, 국가보훈대상자 20명 등 100명에 대한 채용은 현재 진행중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연간 100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현재까지 630명 가량을 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올 하반기에는 연간 계획에 맞춰 350~400명 가량을 추가 채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NH농협은행도 아직 채용규모는 확정하지 못했지만, 은행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430명과 비슷한 규모로 채용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 채용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이달 중 채용규모를 확정짓고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은행 채용규모, 하락곡선 전환 

그간 은행은 앞다퉈 채용규모를 늘려왔다. 청년일자리 창출에 동참해달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발맞추기 위함이다. 

2016년 1755명을 채용했던 시중은행은 2017년에는 2505명, 2018년에는 3550명을 채용하며 일자리 확대 선봉에 섰다.  

올해 역시 은행이 채용에 앞장서 달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7~28일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를 후원한데 이어 이달에는 은행권 일자리 창출효과 지표를 처음으로 발표한다. 하반기 채용에 나서는 은행으로서는 신경쓰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은행 채용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이들 은행은 1290명을 채용했는데 올해 하반기 2000명을 채용한다 하더라도 지난해 채용규모에 미치지 못한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하반기 공채 시즌 직전부터 지속해서 은행에 채용 확대를 주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비대면채널의 확대, 점포 통폐합 등으로 은행의 필요인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비단 최근의 이야기도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IT직군이 아닌 경우 신입행원은 지점에서 3년 가량을 근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비대면채널 확대 등으로 영업점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직원의 경우 '잉여인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관계자는 또 "핀테크기술이 은행산업에 녹아들면서 IT인력을 대거 채용해 채용규모는 늘렸지만, IT인력도 보충할 만큼 보충해 더 이상 채용확대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 결국 희망퇴직이 대안? 

필요인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이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결국 퇴직자를 늘리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채용이 늘어난 만큼 짐싸는 은행원들도 늘어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말 7만88487명이었던 이들 은행의 총 임직원 수는 올해 3월말 7만7032명으로 줄었다. 채용이 늘어난 만큼 퇴직도 많았다는 얘기다. 

최근 몇년 사이 은행업계에서는 만 55세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아 연봉의 3배가량을 지급했다. 만 55세는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나이로 이들은 그간 급여의 50%를 받는 대신 정년까지 근무하거나 희망퇴직을 선택해왔다.  

특히 일부 은행은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준정년특별퇴직도 진행했다. 이들에게는 통상 연봉의 2배에 더해 일정 수준의 위로금이 지급됐다.  

문제는 퇴직자가 늘어나는 것에 따른 부작용도 많다는 점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신입행원의 경우 퇴직대상자들에 비해 인건비가 적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단순 비용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존 직원의 사기, 퇴직직원의 공백 메우기 등으로 인한 간접적인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 때문에 희망퇴직 등은 늘 조심스럽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희망퇴직 등은 3년치 연봉 가량을 일시에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KEB하나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1770억원의 퇴직급여를 지급한 영향에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당기순익이 감소했다. 이를 제외한 경상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또 다른 은행 고위 관계자는 "IT인력을 대거 채용하는 것도 이제는 한계다. 비대면채널의 확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은행의 경영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며 "그간 채용을 확대해 왔지만 이로 인해 누군가는 실직하게 된다. 채용확대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고민할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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