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다음달부터 하반기 신입 행원 공개채용에 나선다. 하지만 상당수 은행들이 하반기 채용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일자리 창출 요구에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370명을 채용할 예정이어서 상반기 채용한 630명을 포함하면 올해 총 1000명을 채용하게 된다. 지난해 900명에 비해 100명을 더 뽑는다.
우리은행은 올해 총 750명으로 지난해와 규모가 같다. 하반기에 450명을 뽑는데 이 중 특성화고 출신 80명, 국가보훈대상자 20명을 특별채용한다.
전북은행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50명을 채용한다.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가 감소한 은행도 있다. 대구은행의 경우 지난해 130명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상반기 채용없이 하반기에 대졸 50명, 고졸 10명 등 60명을 채용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통상 퇴직 인원수를 고려해서 적정인원을 채용한다. 최근 2년은 명예퇴직자가 많아 채용이 늘어날 수 있는 구조였다"며 "올해는 임금피크제 대상 인원이 늘고 퇴직은 줄어들면서 적정인원보다 조금 더 채용을 늘렸음에도 60명 수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광주은행도 올 상반기 채용없이 하반기에 50명을 채용한다. 지난해는 60명을 채용해 10명 정도 줄어든 상태다.
JB금융지주 관계자 "50명은 각 은행 최소 채용 기준 인원으로 보면 된다"며 "실제 채용인원은 이보다 조금 더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지 않았던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아직 '미정'이다. KB국민은행은 다음달초에 채용공고를 할 예정이고 KEB하나은행은 채용 시기와 규모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620명, 하나은행은 500명을 채용했다.
상반기에 360명을 채용한 NH농협은행은 하반기 채용규모와 일정이 9~10월 초쯤 정해질 예정이다. 농협은 지난해 780명을 모집했다.
지방은행 가운데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도 아직 채용시기와 규모를 정하지 않았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80여명을, 경남은행은 71명을 뽑았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 은행들이 눈치를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자체 일자리·간접적 일자리 창출 기여도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이달말쯤 일자리 창출 기여도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처음 발표하는 것으로 매년 공개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조사 대상 금융기관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 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대면 업무가 줄어드는데 금융당국에서는 일자리 창출 기여도를 체크하니 채용규모를 크게 줄이기는 힘들다"며 "특히 아직 미정인 은행들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