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주요 시중은행장들에게 중소기업에 자금공급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동산금융을 확대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도 중소‧혁신기업에 대출할 경우 창구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면책제도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성수 위원장(사진)은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의 회원기업 최고경영자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는 대한상의 주최로 250여명의 기업 CEO들이 참석했다. 은행업계에서는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을 비롯해 진옥동 신한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이동빈 수협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 "경제에 겨울이 오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은성수 위원장은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미국 HBO사의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rhornes)'의 대사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를 인용했다.
'큰 위기가 오고 있다'는 의미가 현재 국내 경제상황과 일맥상통한다는 이유에서다.
은 위원장은 "현재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지난정부, 현재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화두가 될 문제"라고 설명했다.
은 위원장이 특히 강조한 것은 구조적인 환경의 문제다.
은 위원장은 "국내의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문제와 함께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세의 한계가 왔다"며 "이에 가계 뿐만 아니라 기업 역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 "동산 금융, 결국 해당 업무 담당자가 해야..면책제도 도입 검토"
은성수 위원장은 은행장들에게 기업의 자금공급을 위해 동산담보 대출을 확대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은 위원장은 "현재 은행들의 BIS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보면 매우 건전한 수준이며 이는 금융당국에서 칭찬해줘야 한다"면서도 "반면 이는 은행이 안정성만 추구해 자금중개기관으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의미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간 기업이 자금이 필요해 은행을 방문하면 담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담보가 없으면 기업이 신용대출을 받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기업의 자금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이 동산금융에 적극 나서야한다는 게 은 위원장의 설명이다. 동산금융이란 부동산 외에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원재료, 기계설비 뿐만 아니라 완제품, 반제품, 지식재산권(IP) 등도 대출 담보로 인정해 주는 것을 말한다.
은 위원장은 "금융당국에서 동산금융 활성화 방안을 내놨고 현재 시작에 불과하지만 1조3000억원 가량이 취급됐다. 의미가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기업에서는 왜 부동산만 담보로 보느냐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장들에게 동산금융 취급을 확대해 달라고는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현재 동산금융 취급액이 얼마나 되는지 한번 살펴봐달라"며 동산금융 대출 확대를 독려했다.
은 위원장은 금융당국이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은행도 본사 차원에서 독려하더라도 결국 부실이 발생할 경우 업무를 담당한 창구 직원이 책임을 지는 구조가 실제 자금지원이 확대되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은 위원장은 "혁신하고 대출을 확대해달라고 해도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은행장이 강조해도 힘들다. 결국 대출 승인은 창구 직원이 하기 때문"이라며 "창구 직원은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대출에)적극 나서기 힘들다. 창구직원이 업무 과정에서 불법이 없을 경우 책임을 면해주는 면책제도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