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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사모펀드 소신 꺾은 은성수, 또 후회할까

  • 2019.11.18(월) 15:42

금융위원장의 변심?
취임초까지 "사모펀드 규제완화가 소신"
DLF사태 후 투자자보호 내세워 규제 선택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은행에서 이 파생상품과 같은 고위험상품을 파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내부 통제시스템도 작동을 안하고 판매 직원도 상품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은성수 금융위원장 :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게 맞는지 내부통제 강화가 맞는지 고민해 보고.
김병욱 : 이 사건이 터진 지가 몇달 됐는데 검토 안하셨어요?
은성수 : 대책은 다 있는데…제가 좀 아쉬운 것은 과거의 사례를 보면 문제 나오면 바로 금지하고 또 나중에 아니다 후회하고 그런 경우가 있어서...

지난달 4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오간 대화다. 김 의원은 "DLF(파생결합상품) 사태는 불완전판매를 넘어 사기"라며 은 위원장을 몰아세웠다. 하지만 은 위원장은 "누구나 수용할 수 있고 오래갈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겠다"며 은행의 고위험상품 판매 금지안을 쉽게 곧바로 수용하지 않았다.

이날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모펀드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해야지 싹을 자르는 것은 안된다"고 지적하자 은 위원장은 "예"라고 답했다.

"정답 아니지만…"

이달 14일 금융위는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통해 은행이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고난도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막았다. '문제 나오면 바로 금지하고 나중에 후회한다'고 말한 지 두달도 안돼 사모펀드 규제 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이번 개선안는 사모펀드 투자 '허들'도 높였다.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을 1억원에서 3억원으로 높인 것이다. 금융당국은 2015년 일반사모펀드를 헤지펀드로 통합하면서 최소투자금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춘 바 있다. 최소투자금이 5억원, 1억원, 3억원으로 오락가락하고 있는 셈이다.

은 위원장은 이 두가지 규제를 두고 막판까지 고민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부분은 1억이냐 3억이냐 하는 것과 은행에 대한 판매금지"라며 "우리가 말한 것이 정답이다, 내 것이 맞다고 감히 말할 수 없지만 모든 것을 고민하면서 나왔다는 것을 헤아려 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벌써부터 일관성 없는 고무줄 정책에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사고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쳤는데 벌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농협은행 등 전 업계가 모두 받게 되는 상황에 몰리면서다.

야전에서 키운 소신, 66일만에 꺾다

지난 8월29일 인사청문회에서 은 위원장은 "사모펀드는 규제를 완화해 주는 것이 평소 소신"이라고 말했다.

관료 출신인 그는 한국투자공사 사장, 한국수출입은행장 등을 거치며 사모펀드 규제 완화 소신이 확고해졌다. 이날 은 위원장은 "야전에 있으면서 규제를 완화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다"며 "수출입은행장 때 구조조정 기업을 누군가한테 팔아야 되는데 팔 데가 없다. 사모펀드가 사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다"고 말했다.

'야전'에서 당국으로 돌아온 그가 첫번째 추진한 규제완화 분야도 사모펀드였다. 사모펀드는 최소한의 규제 10가지만 남겨두고 자유롭게 하자는 이른바 '사모펀드 규제 십계명'이었다.

은 위원장은 "규제 완화 첫번째를 사모펀드에서 하고자 했다"며 "저희 직원(금융위)과 싸웠던 부분이 사모펀드에 대해서 열가지만 규제하고 대외적으로 세일해 한국(경제)를 한번 살리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금융위 내부에서도 신임 위원장의 사모펀드 규제 완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컸다는 점', '은 위원장이 금융위 내부 논쟁을 벌일 만큼 소신이 강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그의 소신은 취임 66일 만에 꺾였다는 평가다. 지난달 10일 기자간담회까지만 해도 "사모펀드가 성장하면서 생긴 성장통"이라며 소신을 지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논란, DLF 사태,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잇따라 사모펀드 문제가 터지면서 더 이상 소신을 지키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했어야"

이번 개선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고동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2015년 사모펀드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유치 금액을 낮췄는데 부작용이 생겼다"며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가 계획한대로 운영하다 문제점이 생기면 다시 개선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DLF나 라임사태 등은 시장이 스스로 규율하지 못한 시장의 부분적인 실패"라며 "시장 스스로 작동할 구조를 만드는 장기적 접근이 바람직하지만 (당국에선) 단기적 직접 규제 아니면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직접 규제가 들어왔으니 그만큼 개인 사모펀드 시장은 역성장 할 것"이라면서도 "최소투자금을 3억원으로 올려도 금융사의 관행이 지속된다면, 시장에 '사태가 재발 안할 것'이란 신뢰를 주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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