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로 내려앉았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수요가 둔화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4일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0.1% 상승에 그쳤다. 지난해 10월(0.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줄곧 1.0% 아래를 맴돌다 올해 1월 1.5%를 기록했으나 국제유가 하락과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면서 올해 2월 이후 석달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가정내 식재료 수요로 1.8%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코로나19 대책으로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시행되면서 0.7% 하락했다.
특히 석유류의 경우 국제유가 급락으로 6.7% 하락해 전체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렸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월 배럴당 64달러였던 두바이유는 큰 폭의 하락세를 그리며 지난달에는 배럴당 23달러로 떨어졌다.
공공서비스는 고교무상교육 확대로 1.6% 하락했고 개인서비스는 1.0% 상승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1%를 기록했다. IMF 외환위기 국면이던 1999년 12월(0.1%) 이후 20년 4개월만에 최저수준이다.
국내 물가상승률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지난달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로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4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3월만 보면 1.5% 상승해 한국(1.0%)보다 상승률이 컸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국에 비해 공급망 차질이 크지 않고 생필품 사재기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고교무상교육,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정책도 추가적인 물가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