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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툭하면 접속장애, 이대로 놔둘건가

  • 2020.10.13(화) 15:15

KB국민은행, 전산교체로 서비스 오류
시중은행 올해만 5차례 모바일앱 장애

24시간, 365일.

편의점 영업시간이 아니다. 최근 은행들이 내걸고 있는 일종의 '캐치프레이즈'다. 디지털 바람을 타고 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언제나 은행은 고객 곁에 있음을 강조하는 문구이기도 하다.

실제 최근 몇년새 은행 업무를 보려고 점심시간 짬을 내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이 현저히 줄었다. 모바일뱅킹을 통해 대부분의 업무를 볼 수 있다 보니 은행 마감시간 이전 서둘러 은행을 찾을 필요가 없어서다. 실제 기자가 은행 업무를 볼 겸 취재도 할 겸 점심시간에 광화문 내 은행 영업점을 직접 찾아가면 대기순번은 2번 이내 혹은 즉시 가능한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은행들이 강조하는 것과는 다르게 잊혀질 만하면 은행의 모바일뱅킹은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12일 KB국민은행의 모바일뱅킹 'KB스타뱅킹'과 간편금융결제서비스 '리브' 등의 접속장애가 발생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주말 사이 전산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면서 생긴 오류로 간헐적인 로그인 불가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9일 한글날부터 이어진 사흘간의 휴일을 이용해 일부 금융서비스의 제공을 중단한 바 있다.

접속장애가 비단 KB국민은행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해 들어 하나은행(2월, 3월), 케이뱅크(7월), 카카오뱅크(8월)의 모바일뱅킹 접속이 한때 지연됐다. 은행들이 내놓은 '특판상품' 가입을 위해 고객이 몰려 서버가 과부화됐기 때문이라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심지어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이후 매년 연례행사처럼 접속장애가 생기고 있다.

은행들의 해명을 돌아보자. 새 전산시스템 도입 전 오랜기간 준비를 하며 다양한 장애발생 가능성을 점검했을 것인데 하루 반나절 동안 모바일 뱅킹앱에 접속할 수 없었다는 것은 모든 장애발생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았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지난 7월 금융당국은 2018년 우리은행이 전산시스템을 전면 교체한 이후 발생한 접속장애에 대한 책임을 물어 기관경고와 과태료 8000만원을 부과했다. 석 달 전 금융당국이 경쟁사에 강한 제재를 내렸음에도 '전산시스템 교체로 장애가 발생했다'는 해명은 KB국민은행이 안일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하나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도 그렇다. 예상보다 고객이 몰려 서버가 과부하됐기 때문이라는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에 더해 금융소비자가 현명한 소비를 하기 시작하면서 0.1%포인트라도 이자를 더주는 상품의 흥행 소식은 쉽게 접할 수 있다. 은행 역시 특판을 내놓으면서 고객이 몰릴 것이란 걸 몰랐을 리 없다.

게다가 특판을 시행하는 것은 고객에게 금융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은행 역시 고객 확보나 예수금 확보 등을 위한 목적도 분명히 있다. 은행들이 서버 과부하로 인한 접속장애를 '밑지는 장사'를 하다가 발생한 일시적인 오류로 포장해서는 안된다.

금융회사는 안정적인 전산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법이 그렇다. 전자금융거래법 21조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전자금융거래가 안전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를 다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금융사업을 영위하면서 디지털로 사업을 확장했다면 법에 명시된 것처럼 선량한 관리자가 돼 금융소비자가 안전하고 편하게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부가통신사업자의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네이버,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대형 콘텐츠사업자(CP)가 접속 지연 등이 발생할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여기서 CP의 기준은 일평균 이용자 100만명 이상 전체 트래픽 1% 이상 사업자가 해당한다. 은행의 모바일 뱅킹앱 체류시간은 이들에 비해 짧지만 상당히 많은 거래가 오고가는 특징이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일평균 자금이체 거래액만 1조3347억원에 달한다. 은행은 콘텐츠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사용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회사도 CP와 마찬가지로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노력이 부족하면 소비자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금융의 기본은 신뢰다. 모바일뱅킹의 접속장애도 결국 신뢰의 문제다. 언제든지 접속가능토록 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려서는 안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지급수단 및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신뢰부족'이었다. 은행의 디지털 경쟁력은 기본이 충실하지 않으면 끌어올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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