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주식투자에 뛰어든 '동학개미' 김비즈씨는 우연히 알게 된 주식 리딩방에서 A사에 대한 투자정보를 얻었다. 기대와 달리 주가는 빠르게 하락했고 급히 매도주문을 넣기 위해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접속했다. 설상가상으로 A사 주식을 팔려는 사람이 몰리면서 서버 과부하로 로그인이 되지 않았다. 김 씨는 제때 매도주문을 할 수 없게 돼 손실을 입었다.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MTS 전산장애와 출처가 불분명한 '주식 리딩방'으로 홍역을 치른 금융투자업권에 대한 민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올해 상반기(1~6월) 금융민원을 분석한 결과 증권사 등 금융투자권역의 상반기 민원건수가 4637건으로 전년동기대비 24.2%, 904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은행(-3.8%, 232건), 중소서민(-21.8%, 1978건), 생명보험(-13.1%, 1424건), 손해보험(-2.9%, 467건) 등 다른 금융권역의 민원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결과적으로 올해 상반기 금융민원 접수건수는 총 4만2725건으로 전년동기 4만5922건 대비 7.0%, 3197건 감소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에 따른 대출거래 부담경감 요청 및 사모펀드 관련 민원이 급증하면서 나타난 역기저효과라는 설명이다.
면면히 살펴보면 금융투자 부문에서는 증권사의 민원이 2815건으로 전년동기대비 20.5% 증가했다. HTS‧MTS 장애 관련 '내부통제‧전산장애' 유형이 1년 전과 비교해 140.1%, 643건 급증한 영향이 컸다. 반면 펀드‧파생상품‧신탁 관련 민원은 286건 감소했다. 유형별 비중은 내부통제·전산이 39.1%로 가장 높고, 펀드(13.5%), 주식매매(12.7%), 파생상품(0.8%), 신탁(0.7%) 등 순이었다.
은행권에서는 지난 2년간 줄줄이 터진 사모펀드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되면서 민원이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방카슈랑스(은행 창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펀드 유형의 민원이 59.4%, 378건 크게 줄었고, 대출거래와 관련된 여신 유형의 민원도 32.8%, 663건 감소했다. 다만 펀드 판매가 어려워진 은행들이 방카슈랑스에 열을 올리면서 관련 민원이 불어날 조짐이다. 금감원은 높은 금리를 내세운 연금저축보험을 은행 적금처럼 오인해 가입해서는 안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중소서민 권역에서는 신용카드사에 대한 민원이 913건 크게 감소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사용 관련 민원이 줄어든 게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외에 대부업(-318건), 신용정보(-192건) 등에서도 민원이 줄었다. 보험 권역의 경우 생보는 보험모집(-543건), 보험금 산정·지급(-390건) 등 모든 유형의 민원이 감소했다. 손보에서도 보험모집(-108건), 대출(-49건), 고지 및 통지의무 위반(-41건), 보험질서(-33건)등 민원이 모조리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