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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저축은행, '모바일뱅킹 존재감' 분투

  • 2019.07.01(월) 17:40

웰컴·SBI, 자체 모바일뱅킹 출시
OK저축, 모바일·온라인서비스에 '로봇·인공지능'
"일부 대형사에만 국한" 한계 지적도

저축은행들이 모바일뱅킹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을 선두로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등 선두권업체들이 앞다퉈 모바일플랫폼을 개선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달라지면서 수준높은 모바일금융을 제공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 개발을 총괄한 유현국 상무가 출범식에서 주요 서비스와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웰컴, 발빠르게 '웰뱅'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웰컴저축은행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자산규모로는 업계 6위권이지만 모바일 플랫폼은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축은행중앙회의 업계 통합앱인 'SB톡톡'의 누적 다운로드 수가 지난해 약 10만건인데, 웰컴저축은행의 디지털뱅킹 앱 '웰뱅'은 올해 1분기에 누적 다운로드 50만건을 넘어섰다.

웰뱅은 웰컴저축은행의 체질 자체를 바꿔놓았다. 웰컴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의 80%가 웰뱅을 쓴다. 이중 88%는 20~40대 젊은 고객이다. 저축은행이 가진 낡고 오래된 이미지를 잘만든 앱 하나로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웰뱅은 인터넷전문은행처럼 공인인증서를 쓰지 않아 접근성을 높였다. 여기에 실제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잔돈모아올림적금'이다. 입출금계좌에서 1만원 미만으로 남아있는 '잔돈'을 터치 한 번으로 연 3%대 적금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한 기능이다.

카드없이도 ATM기기에서 소액인출이 가능하도록 한 'ATM 무카드 출금 기능'도 인기다. 전국 4만대의 ATM에서 비밀번호 6자리만 누르면 30만원 이하의 금액을 출금할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웰뱅'을 통한 수신 확대를 위해 최고 연 4.5% 금리를 제공하는 'Welcome 체크플러스2 m정기예금'과 연 4.0% 금리를 제공하는 'Welcome 아이사랑 정기적금' 등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 SBI, '사이다뱅크' 내놓고 모바일도 업계 1위 노려

저축은행업계 자산규모 1위 SBI저축은행은 출발이 늦었지만 광폭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SBI저축은행은 1년6개월의 개발기간을 거쳐 최근 디지털뱅킹서비스인 '사이다뱅크'를 정식 오픈했다.

비대면 계좌개설과 이체, 예∙적금 가입, 대출신청, 송금 등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를 공인인증서 없이 24시간 365일 이용할 수 있다. 저축은행업계 모바일 앱 중 유일하게 연중무휴로 돌아가는 앱이다. 실적조건 없이 각종 수수료도 면제된다.

간편결제와 송금 등의 기능은 토스와 페이코 등 페이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지원한다.

웰뱅과 마찬가지로 사이다뱅크만의 수신상품이 전략적으로 배치됐다. 부가조건 없이 연 2%의 금리를 제공하는 '입출금통장'과 연 2.5%의 '복리정기예금', '복리자유적금' 상품도 나왔다. 이 상품들은 보유기간에 상관없이 중도해지 해도 기본금리를 돌려준다.

◇ OK저축, 통합시스템에 AI·로봇 접목 체질전환

OK저축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망을 쓰다보니 전면적인 자체 모바일뱅킹은 아직 내놓지 않았지만,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모두 통합한 '온라인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모바일앱과 모바일웹, PC 홈페이지의 통합 온라인플랫폼을 서비스 중이다.

그 결과 계좌개설과 예·적금상품 가입, 개인신용대출상품 신청, 송금, 담보물건 한도 조회 등을 모두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 갖춰졌다. 문자(OCR) 인식 솔루션을 통해 여신업무에 필요한 각종 서류는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없이 온라인 제출도 가능하다.

특히 OK저축은행은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중이다. 내부적인 업무 프로세스에는 로봇 기반의 RPA(로봇기반업무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했다. 현재 OK저축은행은 40여개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

또 사내 생활플랫폼 앱인 아프로원과 채팅상담 기반의 아프로 챗봇을 통해 각각 사내 커뮤니케이션과 고객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OK저축은행의 챗봇시스템인 '오키톡'은 인공지능(AI) 기반 시나리오 챗봇과 상담원 채팅상담을 결합해 제공되고 있다. 대출심사모형(CSS)에도 AI를 적용해 지난해부터 모든 신규 대출상품 심사에 적용하고 있다.

◇ 아직은 일부 대형사만의 리그

일부 대형사들이 적극적으로 모바일뱅킹 서비스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일부 그들만의 리그'다.

저축은행마다 자산차이가 크다보니 일부 대형 저축은행만 전사적인 모바일뱅킹 개선에 나서고 대다수 중소형 저축은행은 엄두조차 내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79개 저축은행 중 67곳은 저축은행중앙회가 제공하는 통합전산망을 사용하고 있다. 자체전산망을 개발해 쓸 역량이 부족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의 숙제인 지역 제한 등도 모바일뱅킹을 통해 극복할 수 있지만 개발여력이 있는 일부 대형사들과 달리 대부분의 저축은행은 자체앱을 개발하거나 개선할 여력이 없다"며 "저축은행 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계속되는 한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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