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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 저축은행, CEO 연임 성공할까

  • 2019.12.18(수) 17:06

저축은행업계 사상 최고실적 기록 눈 앞
SBI·OK·웰컴 등 대형사 수장 연임에 관심
"성과 뛰어나니 바꿀 이유 없다"는 분석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내년 최고경영자 선임을 앞둔 저축은행 인사에 관심이 모인다. 업계에선 현 최고경영자들이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관측의 근거는 실적이다. 이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기록을 경신을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 연간 최고순익 예고

지난해 1조1185억원의 순이익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저축은행 업계가 올해 새로운 기록을 쓸 전망이다. 올해 국내 저축은행업계의 3분기 누적 순이익 규모는 이미 사상 최고다.

저축은행중앙회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해 분기 저축은행 79곳의 3분기 누적순이익 규모는 9374억원이다. 이는 역대 최대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증가했다.

대출부분과 이자부분의 수익이 고르게 늘어난 것이 호실적의 배경이다. 이 기간 이자이익은 3조3118억원으로 전년보다 6.9% 증가했고, 대출금 총액은 62조607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8% 늘었다.

반면 부실징후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개선됐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고금리대출 규제 등 다양한 변수가 많았지만 잘 대응한 결과"라며 "저축은행이 주력 사업으로 생각하는 중금리대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이어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시너지 뚜렷' SBI저축은행 공동대표

업계의 관심은 실적이 있는 곳에 성과가 따를지다.

우선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내년 3월에 임진구·정진문 공동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끝난다. 임진구 공동대표는 2013년부터, 정진문 공동대표는 2016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현재 임 대표가 투자은행(IB) 부분을, 정 대표가 소매금융(리테일)을 담당하고 있다.

임 대표는 지난 2013년 일본 SBI가 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키타오 요시타카 회장이 영입했다. LG상사 벤처투자팀과 홍콩 오아시스 사모펀드 등 IB업무에서 경력을 쌓아 현재 업무에서도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정 대표는 삼성물산과 삼성카드 등에서 경력을 쌓다가 현대카드에서는 리테일 관련 업무를 지휘했다. 2014년 초 SBI저축은행의 리테일 담당 부사장으로 입사한 뒤 지난 2015년 중금리 대출상품 '사이다' 출시를 주도했다. 이 서비스는 현재 모든 금융서비스를 모바일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 '사이다뱅크'로 진화했다.

◇ OK저축은행 대표, 포트폴리오 확대

업계 2위 OK저축은행의 정길호 대표는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하며 내년 7월까지 임기가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정 대표의 임기완주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른 경쟁사에 비해 임기에 여유가 있는 데다가 실적도 뒷받침을 해주고 있어서다. 임기가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정 대표는 왓슨 와야트 컨설턴트, 휴먼컨설팅그룹(HCG) 부사장을 지내다가 지난 2010년 OK금융그룹(옛 아프로서비스그룹)에 합류했다. 지난 2014년 OK저축은행이 출범한 뒤 경영지원본부장과 소비자금융본부장을 지냈으며 2016년 7월 최윤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물러나자 그 뒤를 이었다.

정 대표는 개인신용대출 등 소매 금융 위주였던 OK저축은행의 포트폴리오를 중기대출까지 넓히는 데 주력했다. 금융당국이 고금리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고 저축은행에 높은 수준의 건전성 관리를 요구하면서 법인 고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예상이었다.

정 대표의 취임 직후인 2016년 말 OK저축은행의 대출 잔액 가운데 기업대출 비중은 26.1% 수준이었으나, 1년만인 2017년 말에는 36%로 늘었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최윤 회장의 오랜 숙원인 제도권 금융 진입이 잘 안착한 것은 정 대표의 든든한 경영전략이 한몫했다"고 말했다.

◇ 웰컴저축은행 대표, 디지털 강화

업계 3위 웰컴저축은행의 김대웅 대표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김 대표는 한일리스와 KD파트너스 등에서 경력을 쌓은 뒤 지난 2013년 웰컴금융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미래전략본부장을 역임하며 저축은행 인수를 지휘한 뒤, 2017년에는 웰컴저축은행 대표로 선임됐다.

김 대표가 주력한 분야는 디지털을 통한 소비자 확대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저축은행 최초로 모바일 풀뱅킹 앱 웰컴디지털뱅크를 내놓았다. 웰뱅은 출시 2년 만인 올해 10월 말 91만 다운로드 수와 60만명 이상의 실제 사용자를 확보했다. 간편이체 누적거래액은 2조원이 넘는다.

지난 2014년 웰컴저축은행 정기적금 가입자 중 20·30 세대 비율은 28%에 불과했지만, 웰뱅 출시 이후 현재는 50%를 넘었다. 현재 웰컴저축은행의 금융거래 중 약 80% 가 웰뱅을 통해 이뤄진다.

최근에는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중 트렌드를 읽는 감각이 가장 좋은 곳이 바로 웰컴저축은행"이라며 "김 대표의 지휘로 뛰어난 성과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연임은 무난하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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