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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스토리]저축은행 대주주 손바뀜 '기대와 우려'

  • 2020.04.02(목) 10:10

작년 대한·스마트·라이브저축은행 대주주 변경
금융위원 "건설사의 저축은행 인수 리스크 우려" 지적
금융위, 상반기 소유규제 완화..M&A 뜨거운 감자 될 듯

"건설업하는 사람들이 저축은행 주식을 매수하는 사례가 많이 있었습니까? 건설업 특성상 예금을 가지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에 투자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할 것 같은데요."

지난해 9월말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제14차 의사록을 보면 작년 7월24일 회의에서 한 위원이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당시 회의에는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과 이성호·최훈·윤석헌·윤면식·위성백 위원이 참석했습니다.

건설사의 저축은행 지분 인수를 걱정하는 한 위원의 지적에 담당자는 "이번 건 외에도 기존 건설사가 대주주인 저축은행이 이미 4건 있다"며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적이 양호하고 시공능력도 상당히 높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미 대주주에 법규준수 및 건전경영에 관한 확약서를 받았고 그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모니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금융위는 대광건영과 대광AMC의 대한저축은행 지분 인수를 승인했습니다.

대광건영은 아파트 건설 사업에 주력하는 업체입니다. 광주광역시를 거점으로 대광로제비앙이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영훈 대표가 지분 78.3%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대광AMC를 포함한 계열사 11개가 포진돼 있습니다.

지난해 대광건영 품에 안긴 대한저축은행은 1972년 설립됐습니다. 대광건영과 마찬가지로 광주광역시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작년말 기준 자산은 2185억원. 2018년말 대비 317억원 증가했습니다. 작년 순이익은 42억원으로 전년대비 37% 성장했습니다.

대한저축은행을 이끌어온 인물은 이장홍 전 대표입니다. 이 전 대표는 50여년간 경영 일선에서 회사를 진두지휘했지만 고령인데다 2세 승계를 하지 않기로 해 대광건영 측에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입니다.

M&A에 걸린 시간은 약 1년, 거래대금은 330억원입니다. 대광건영 측은 작년 7월말 금융위 지분인수 인가를 받은 이후 이평화 전 스마트저축은행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해 대한저축은행의 새출발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작지않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대한저축은행의 2019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한저축은행은 작년 하반기 케이클라비스이천PFV제7호 지분 5%를 2억8500만원에 인수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2018년 2억5000만원에 사들인 지분을 단순투자 차원에서 넘겨 받았습니다.

해당 PFV는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신원리 소재 나대지 약 3만㎡에 물류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이 조성한 것입니다.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매각이나 임대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 배당에 나섭니다. 간접적 PF인데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첫 PF 투자입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프로젝트 단위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해당 프로젝트가 미래에 일으킬 수익성에 집중한다. 개별 기업에 신용나 담보를 기초로 자금을 제공하는 기존 방식과 다르다. 자금을 필요로 하는 적소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경기 변동에 민감하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금호산업이 진행하는 서울시 도렴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출자전환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약 5억500만원 규모입니다. 대한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사태 이후 금호산업 지분 2000만원어치를 넘겨 받아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출 면면도 변화가 있습니다. 대광건영에 인수된 이후 대한저축은행이 작년 하반기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일으킨 대출은 총 70억원입니다. 그 결과 지난해 건설업 대출 규모는 185억원이 됐습니다. 전년 104억원에서 1년만에 81억원이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PF대출은 19억원 증가했습니다. 작년말 기준 PF대출 총액은 29억원입니다. 전체 대출 총액 1713억원에서 1.7%를 차지하는 비중입니다. 2018년말 PF대출 규모는 1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0.8% 수준이었습니다. 1년새 2배 이상 증가한 것이죠.

대한저축은행의 PF투자나 대출 규모는 자산 대비 크지 않습니다. 다만 앞서 금융위원의 우려는 저축은행 대주주가 건설사로 바뀌면서 리스크가 높은 부동산 개발 투자 비중을 크게 확대할 경우에 대해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는 과도한 PF 투자가 화근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저축은행 관계자도 "지난해 대출액이 증가하면서 경영 방식이 좀더 공격적인 방향으로 바뀌었을 뿐 인수(대주주 변경)과는 상관이 없다"며 "PF 영역을 대폭 늘릴 계획은 없지만 간간히 한건씩 소액을 투입하는 식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소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한편 지난해 저축은행 대주주가 바뀐 곳은 대한저축은행을 비롯해 스마트저축은행과 라이브저축은행이 있습니다.

스마트저축은행의 전신은 1972년 설립된 창업저축은행입니다. 2010년 대유그룹에 인수되면서 지금의 사명으로 바꿨습니다. 박영우 대유그룹 회장이 2017년 10월 대법원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판결을 받으면서 대주주 적격성 도마 위에 올라 작년 10월 미래테크윈과 미래코리아에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미래테크윈과 미래코리아는 각각 전자제품 외장재 생산과 가전부품 제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한동권 미래테크윈 대표가 미래코리아 대표도 맡고 있습니다.

작년까지 삼보저축은행이라는 이름을 쓰던 라이브저축은행은 지난해 김병진 라이브플렉스 대표 산하의 계열사로 편입했습니다. 지난해 8월 라이브플렉스와 씨티젠(현 라이브파이낸셜) 컨소시엄이 당시 삼보저축은행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태일 지분 73.1%를 약 590억원에 매입했습니다. 씨티젠은 삼보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전 대원저축은행을 인수하려다 대주주 적격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뜻을 접은 적이 있습니다.

금융위는 지난달 발표한 '2020년 금융산업 혁신정책 추진계획'에서 저축은행 규제체계를 합리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현재 영업구역이 다른 저축은행 간 합병은 제한돼 있고 동일 대주주가 3개 이상의 저축은행을 소유하는 것도 금지돼 있는데 해당 규제를 올 상반기 중 완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좀 더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일단 업계내 대주주 손바뀜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축은행업계 M&A가 올 한해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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