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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한정의견…대아저축은행 어쩌나

  • 2020.04.14(화) 17:47

"사업 통해 자산회수·부채상환 못할 수도"
작년말 결손금 617억…대출자산 27억 불과

포항시에 위치한 대아상호저축은행의 재무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2018년부터 8분기 연속 감사보고서에서 한정의견을 받고 있다. 대아저축은행의 자회사인 대원상호저축은행 역시 형편은 마찬가지로 사실상 시장에서 내팽겨쳐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14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신우회계법인은 대아저축은행의 2019사업연도 연결감사보고서에 한정의견을 냈다. 한정의견은 재무제표 상 특정영역에 문제가 발견됐을 때 내리는 비적정 의견이다. 대아저축은행은 2018년 1분기 이후 매분기 한정의견을 받아왔다.

신우회계법인은 해당 감사보고서에서 "대아저축은행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중요한 불확실성의 존재를 나타내고 있다"며 "정상적 사업과정을 통해 자산을 회수하거나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대아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약 5억원이다. 최근 10년간 세 차례를 제외하고 계속 순손실을 기록해 작년 말 현재 누적 결손금이 617억원에 달한 상태다. 대출채권 자산은 27억원에 불과해 신규 영업 활동을 중단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상호저축은행법과 관련 감독규정에는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저축은행에 대해 제한을 가하는 항목은 없다. 한정의견을 받는다고 해서 영업활동에 제약이 가해지는 등의 불이익은 없지만 재정상태 악화는 금융기관 유지 요건의 핵심 사항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현재 대아저축은행의 임직원은 총 18명. 2002년 말 54명까지 늘어났지만 이후 계속 작아지는 추세다. 대아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일으키거나 예·적금을 확대하는 등 저축은행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지금 갖고 있는 자산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아저축은행이 지난해까지 완전자회사 대원저축은행 지분 매각을 시도한 것도 재정상황 개선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과거 금융당국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대아저축은행과 대원저축은행에 건전성을 높이고 경영을 정상화하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수익 창출 능력에 문제가 작지 않고 지방경기가 계속 꺾여가는 상황에서 매각을 진행한다고 해도 쉽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긴 힘들다"라며 "대아저축은행의 경우 과거 대주주에 부적절한 대출을 일으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는데 이제 관심 밖으로 내팽겨쳐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대아저축은행의 모태는 1982년 설립된 대원상호신용금고다. 포항을 거점으로 삼고 있는 대아그룹 산하에 편입돼 2002년 지금의 사명으로 바꿨다. 고(故) 황대봉 대아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박소악 씨와 셋째 아들 황인철 씨가 지분의 98% 가량을 갖고 있다.

경주에 위치한 자회사 대원상호저축은행은 1998년 대아저축은행에 인수됐다. 2011년 이후 계속 적자를 내다가 지난해 흑자전환했지만 순이익은 1억원에 불과하다. 대아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한정의견을 받았고 현재는 신규대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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