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서 임신·출산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이 어떤 형태로 나올지 관심이다. 금융당국이 임신·출산도 보험상품 보장 대상으로 편입하기로 하면서 문이 열렸고, 보험권에서도 신시장 개척, 저출산 지원 등을 위해 상품 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한화손해보험이 출산 시 축하 목적으로 100만원을 지원하는 등의 특약을 담은 상품을 출시했고, 현재 보험개발원도 해외 사례 등을 들여다보며 상품 개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민영보험이 임신·출산을 보장하려면 보험 원칙을 만족하고 시장성이 있어야 하는 만큼 관련 질환을 보장하는 상품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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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린 임신·출산 보험상품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2차 보험개혁회의'에서 국민체감형 보험상품 개선방안으로 임신·출산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임신·출산은 보험대상 포함여부에 대한 해석이 모호해 보험상품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 보험상품은 '우연'에 대한 위험을 보장하는데 임신·출산을 우연에 의한 것인지 판단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까닭이다.
금융당국은 저출산 대책 일환으로 다양한 보장상품이 개발될 수 있도록 임신·출산을 보장대상에 편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임신·출산시 의료비와 일시적 소득상실, 산후관리 등에 따른 경제적 부담 해소에 기여할 수 있고, 약 20만명의 임산부 보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 추정(2023년 출생아수 23만명 바탕)이었다.
지난 달 모습을 드러낸 5세대 실손보험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초기 실손보험이 '의료쇼핑'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비급여 등 보장항목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실손보험이 개선돼왔지만 5세대 실손에선 임신·출산도 신규 보장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임신·출산을 보험으로 보장하기로 결정한 후 한화손보가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한화 시그너치 여성 건강보험 3.0'(무배당)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상품은 앞선 여성 건강보험(1.0, 2.0) 상품에서 임신·출산 등 보장 영역을 강화했다. 보험업계 최초로 출산지원금 특약이 포함된 상품이다.
첫째 출산 시 100만원을 축하 목적으로 지원하고 둘째는 300만원, 셋째는 500만원 등 최대 3회 지원한다. 출산지원금 특약은 손해보험협회로부터 배타적 사용권 9개월을 부여받았다.
임신·출산으로 인한 입원비를 보장하고 제왕절개 시 보장받을 수 있는 제왕절개수술비도 신설했다.
임신·출산 보험상품 확대될까…관련 질환 보장 중심일 듯
보험업계에서도 저출산 지원과 함께 임신·출산 관련 질환을 보장하는 보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 시장에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올해 경영목표 중 하나로 임신·출산 보장 국내외 상품 개발사례 조사와 상품·위험률 개발방안 제공을 통해 보험시장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현재 임신·출산 등은 공적보험에서 지원하고 있는데 일본과 미국, 유럽 사례 등을 찾아보고 민영보험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있다"며 "임신 후 질환 등 특정 위험을 비롯해 임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을 살펴보고 있으며 하반기 정도에 윤곽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임신·출산 보장 보험상품을 보면 일본과 중국, 홍콩 등 아시아 국가에선 임신·출산 중 발생할 수 있는 의료적 상황을 보장하는 민영 건강보험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중국에선 임신당뇨와 사산, 자궁외 임신 등 특정질환에 대한 입원 의료비와 신생아 선천 기형도 보장한다. 홍콩은 임신 합병증과 신생아 선천성 질환, 병원의 과실로 인한 임산부의 사망이나 영구장해, 신생아 사망 등을 보장한다. 일본도 임신과 출산 중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등 의료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을 보장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 등을 감안하면 국내 현실에서 적합한 임신·출산 보험은 임신·출산 관련 질환을 보장하는 상품이라는 분석이다. 이 시장의 확대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임신·출산 관련 질환은 우발적 사고로 역선택 발생 가능성이 작아 보험 대상으로 적합하다"며 "임신·출산 관련 질환을 보장하는 보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보험사들이 더 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태아보험과 연계한 상품개발로 시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