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대표격인 고양시 창릉지구 견본주택이 일산 킨텍스 제2전시관에 마련됐다. 창릉과 킨텍스의 공통점은 지난해말 뚫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로 연결된다는 것. 월요일인 지난 10일 오전, 창릉역에 가는 기분으로 창릉지구 첫 본청약 단지 견본주택을 찾아 서울역에서 GTX에 몸을 실었다.
20여분 만에 킨텍스에 닿았다. 창릉역 개통은 2030년으로 예정돼 있지만 미리 서울 도심 접근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 전시관에는 아이를 업고 있거나 유모차를 끌고 있는 신혼부부가 여럿 있었다. 대부분 3기 신도시 고양시 창릉지구 3개블록(A4·S5·S6블록) 사전청약 당첨자인 듯했다. 모두 단지 모형과 견본주택 내부를 꼼꼼히 살피는 모습이었다.

창릉 공공택지지구 견본주택에는 S5블록 전용면적 74㎡A와 S6블록 59㎡A, A4블록 55㎡A 등 3가지 타입별 유니트가 마련됐다. 3기 신도시 주수요층인 2~4명의 젊은 신혼부부 가족이 쓰기 좋게 설계된 점이 눈에 띄었다.
A4블록 55㎡A는 알파룸과 침실이 합쳐진 형태다. 무상옵션으로 방을 하나로 합치거나 분리가 가능하다. 유니트를 둘러보던 한 여성은 "방을 두 개로 나누면 너무 좁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소형 주택임에도 드레스룸을 확보했다. 아내와 함께 방문한 한 남성은 "세탁실(다용도실)과 드레스룸이 생각보다 커서 활용할 부분이 많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S6블록 59㎡A도 2개의 침실을 하나로 합칠 수 있다. 견본주택 현장 관계자는 "자녀 계획에 따라 침실을 2개로 나눠 활용할 수도 있다"며 "수납이 필요하면 복도 팬트리(수납고)도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6블록 74㎡A는 3개의 침실과 파우더룸, 드레스룸, 알파룸으로 구성됐다. 유상옵션으로 알파룸을 주방 팬트리로 바꾸고 드레스룸을 확장할 수 있다.


추정가보다 1억 뛴 분양가, 변수 될까?
LH는 이번 창릉 A4·S5·S6블록 본청약을 시작으로 올해 3기 신도시 8000가구를 공급한다. 오는 19~21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11~16일에는 사전청약 당첨자 외에 일반 수요자들도 킨텍스에 마련된 견본주택을 둘러볼 수 있다. ▷관련기사: GTX 품을 고양창릉 본청약…전용 84㎡ 7.7억(2025년 1월 31일)
GTX-A 노선은 지금도 고양 창릉지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며 달리지만 창릉역 설치가 완료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건 2030년이 돼서다. 그때는 서울역을 디아 삼성~수서~동탄까지도 GTX가 연결된다. 다만 이번 본청약 단지 입주는 GTX 창릉역보다 2~3년 먼저다. S6블록의 입주 예정 시기는 2027년 12월이며 A4블록과 S5블록은 그 이듬해 1월이다.
기존 교통 인프라로는 지구 북측에 서울지하철 3호선 원흥역이 있고 남측으로는 경의중앙선 화전역(한국항공대역)이 있다. 서울과 가깝다는 입지적 장점과 교통망 개선 등으로 사전청약 당시에도 S5블록은 평균 경쟁률이 43대1을 나타냈다. A4블록과 S6블록도 각각 6대1, 2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에 본청약에 나서는 고양 창릉지구 3개 블록의 청약 성적 최대 변수는 분양가 상승이다.
고양 창릉지구는 2021년 말에 사전청약 당시에 분양가를 △A4 55㎡ 4억7289만원 △S5 84㎡ 6억7300만원 △S6 74㎡ 6억2078만원 등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실제 블록별 최고 분양가는 △A4 55㎡ 5억5375만원 △S5 84㎡ 7억7289만원 △S6 74㎡ 7억1149만원 등이다. 추정치와 비교하면 각각 17%, 14.8%, 14.6% 높은 가격이다.

인천 계양과는 다르다…GTX 효과 기대
이번에 본청약을 받는 고양 창릉지구 3개 블록은 인근 일산신도시와 비교했을 때도 서울 접근성이 더 우수하다. 우선 대곡역, 킨텍스역보다 창릉역이 각각 1개, 2개 정거장만큼 서울 방향에 더 가깝다. 또 일산에서 GTX를 이용하려면 서울지하철 3호선인 백석역과 마두역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지만 이번 창릉지구 단지들은 창릉역이 도보거리다.
창릉역은 지구내 화랑교차로 인근에 세워질 예정인데, 3개 단지와 직선거리로 1km 안팎이다. 네이버 지도 기준으로 A4블록은 창릉역까지 걸어서 13분 걸린다. S5블록과 S6블록은 각각 16분과 23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사전청약을 진행한 다른 블록보다도 창릉역과 가까운 편이다.
이에 비해 2029년 2월 입주를 목표로 하는 S1블록과 S3블록, S4블록은 창릉역과 비교적 멀다. S1블록은 창릉역까지 도보로는 1시간 거리다. S3블록과 S4블록은 32분, 27분이 소요된다. 2031년 개통을 목표로 하는 고양은평선 광역철도나 버스 등의 다른 교통수단을 갈아타야 GTX-A 노선 이용이 원활할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고양 창릉지구는 일산신도시보다 서울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면서 "공공공사비도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첫 본청약 단지는 가격 측면에서 장점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 계양지구의 경우 수요자 입장에서는 인접한 부천 대장지구와도 저울질이 필요하지만 창릉지구는 GTX를 품었다는 특징이 인근에 비해 뚜렷한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교통 호재, 서울과 가까운 입지를 고려하면 이번 3개 블록에 대한 본청약도 경쟁률이 낮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추정 분양가 대비 1억원 가까이 분양가가 올랐으나 인근 다른 단지와 비교했을 때 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거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고양창릉 주변 구축 단지에서 고가 거래로 보이는 계약이 일부 있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시세를 놓고 보면 이번에 공급하는 고양창릉 3개 블록은 가격 측면에서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는 것 같다"면서 "GTX A 노선을 이용할 시점에서는 교통 발전 체감에 따른 가격 변동성도 더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창릉지구 인근에 2018년 준공한 '고양원흥동일스위트' 전용 84㎡(16층)는 지난해 12월 9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2013년에 준공한 '도래울파크뷰'의 전용 74㎡(16층)는 지난 4일 7억1100만원에 거래됐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추정 분양가와 비교했을 때 실제 분양가는 올랐으니 사전 당첨자도 심리적 장벽이 생길 거고 자금조달 계획이 틀어질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추후 GTX가 강남까지도 뚫리는 만큼 주변 단지와 비교했을 때 포기할 만큼 비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