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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8년 만에 교보문고에 실탄 쏜다…속내는?

  • 2021.08.23(월) 15:44

교보문고 올 상반기 반기 적자 '고전'
공익성+문화-금융 융합서비스 고려

교보생명이 자회사인 교보문고에 8년여 만에 자본을 투입한다.

오랜 만의 증자인 데다 교보생명에겐 아픈 손가락인 동시에 각별한 애정의 결정체인 만큼 자본 확충 의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보험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한 후 향후 신사업 강화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교보생명은 23일 교보문고 우선주 64만9051주에 대한 1500억원 규모의 출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보문고는 교보생명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교보생명이 교보문고에 출자하는 것은 2013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교보문고의 통합물류센터 구축 목적으로 제1종 우선주에 2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8년여만의 자본 투입은 물론 규모도 크게 커진 셈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6월 교보자산신탁에 15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최근까지는 교보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등 주로 금융 자회사들에 대한 자본 확충에 주력해왔다. 

교보문고는 공시에서 증자 목적을 자회사 자본확충이라고 밝혔지만 교보문고의 실적 부진에 따른 지원과 함께 마이데이터 사업 강화를 위한 투자 차원의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교보문고는 올 상반기 3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로 반전했다. 반기 누적 수익이 3876억원으로 작년 반기(3336억원)보다 늘었지만 비용 증가로 손실 전환한 것이다. 교보문고는 서점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최근 연간 순익 규모가 30억원 안팎에 그치며 고전해왔다.

국내 빅3 생명보험사인 교보생명의 경우 온오프라인 서점 1위 교보문고를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던 서울문고가 부도를 맞는 등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서점업계 전반이 고전하면서 교보문고 실적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의 경우 금산분리 원칙 하에 있는 금융사임에도 비금융회사인 교보문고를 100% 지분으로 보유해왔다. 금산분리 원칙 이전인 1980년에 설립된 데다 공익성을 고려해 예외를 인정 받은 덕분이다.

다만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교보문고가 상장 걸림돌로 작용해왔고 최근 수년간 연결 실적 상 큰 도움이 되지 못하다 결국 손실로 전환하면서 표면적으로는 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선친이 물려준 교보문고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쏟으며 자회사를 통한 영리 추구보다는 공익성에 무게를 실어왔고 문화 자산이자 브랜드임을 강조해왔다. 

특히 최근 교보생명이 보험사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하면서 교보문고를 활용한 마이데이터 사업 확장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교보생명은 문화(비금융)와 금융을 아우르는 마이데이터를 내세우고 있다. 연초 신창재 회장은 보험사업을 초월해 금융투자와 예술문화 사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문화와 금융을 아우르는 독창적인 고객 경험과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 기업을 선언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금융 마이데이터 기반의 고객 맞춤형 금융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교보증권 및 서울대학교 경영연구소와 금융생활지수를 공동 개발했으며 교보문고,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대산문화재단, 교보교육재단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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