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들이 가계대출 문턱을 일제히 높힌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세가 진정됐을지 주목된다. 일단 주요 은행들은 대출 한도를 낮추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했고 지난달 카카오뱅크의 IPO가 종료되면서 청약금이 대거 환불된 만큼 가계부채 증가세가 전월에 비해 한풀 꺾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동시에 금융시장에서는 유럽에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유럽은 이번주 지난 2분기 확정 국내총생산(GDP)을 발표함과 동시에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 회의를 연다. ECB는 이번 회의에서 본격적인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인 긴축 기조에 더욱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오는 8일 8월중 금융시장동향 자료를 발표한다. 이 자료에는 국고채금리, 코스피지수는 물론 은행의 대출과 수신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단연 이목이 집중되는 부분은 가계대출이다. 지난 7월 은행의 가계대출은 9조7000억원 늘어나면서 2004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주택 매매 가격과 전세가격이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감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 6조1000억원 늘어나며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SD바이오센서, 카카오뱅크, HK이노엔 등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가 늘어난 까닭에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3조6000억원이나 늘었다.
반면 8월의 경우 공모주 청약 자금 대출 수요가 상환된 영향 등에 따라 신용대출 증가세가 상당폭 둔화 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8조8149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 한달동안 증가액은 3조5068억원으로 전월 대비 절반가량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9월 이후 가계대출 상승폭이 다시 증가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힘들다. 금융당국이 강한 가계대출 규제를 예고한 상황에서 대출 선수요가 몰리면서 대출량 급증을 견인했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당장 은행 관계자들 역시 8월 말 들어 기준금리가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출문의가 급증했다고 입을 모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편 금융시장에서는 이번주 유럽에 이목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연합은 오는 7일 2분기 GDP를 발표함과 동시에 ECB는 오는 9일 회의를 열고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미국 역시 연내 테이퍼링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몇몇 신흥국들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완화적인 정책의 종료를 알린 상황이다. 이같은 ECB가 9일 테이퍼링을 공식화 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긴축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