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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빅스텝' 가능성' 다시 커졌다

  • 2022.06.16(목) 11:27

미 자이언트 스텝 단행…7월에도 가능성
한미 금리차 역전 직면…국내 물가 등 변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현실화했다. 이로써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이전보다 커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시장 영향 등을 고려해 금리 인상폭을 결정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국내 기준금리 전망치를 이전보다 상향 조정하는 등 빅스텝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 수장들이 다시 한 번 '물가 안정 총력'을 외친 만큼 향후 물가 상승률이 빅스텝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미 금리차 역전 눈앞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5일(현지시간) FOMC 회의를 마친 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기준금리는 이전 0.75~1%에서 1.5~1.75%로 높아졌다.

연준의 이번 금리인상으로 미국(금리 상단 기준)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1.75%로 같아졌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연준이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한 것은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미국 물가 상승률이 2분기 초를 기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실제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대비 8.6%를 기록하며 예상치를 뛰어 넘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금리의 지속적인 인상이 적절하다"며 "다음 회의에서는 0.5%포인트 혹은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바람직하고 이는 유입되는 경제지표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은 없을 것이라던 입장에서 향후 추가적인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또 연준 의원 다수가 연말 기준금리가 3.5%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3월에 제시했던 예측치(2%)를 1.5%포인트나 상향 조정했다. 국내 기준금리와의 역전을 넘어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8년만의 자이언트 스텝 결정과 지난 5월 회의에선 자이언트 스텝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음에도 전향적으로 인상폭을 높인 것은 수요를 줄여 물가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목적을 위한 것"이라며 "경기에 대한 부작용을 감내해서라도 물가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 우선순위임을 분명히 했고 그 수단은 이번 같은 빅스텝 이상의 금리 인상"이라고 분석했다.

한은 '빅스텝' 결단할까

이처럼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도 기민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외화 유출 등 국내 금융시장 불안도 확대될 수 있는 까닭이다.

이런 이유로 골드만삭스 등은 국내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2.75%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26일 이창용 총재를 비롯해 국내 시장에서 예측한 2.5%보다 0.25%포인트 상향된 숫자다. ▷관련기사: 기준금리, 어디까지 오를까(5월31일)

현재 1.75%인 기준금리가 2.75%까지 인상되려면 남아있는 4차례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7‧8‧9‧11월)에서 모두 금리 인상을 결정하거나 3차례 인상중 한 번은 빅스텝을 단행해야 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은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왼쪽부터), 최상목 경제수석,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관건은 국내 역시 물가 상승률 수준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국내 경제 수장들은 16일 진행한 '비상 거기경제금융회의'에서 물가 안정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경제·금융수장 "현 상황 '복합위기', 물가 총력 대응"(6월16일)

이창용 총재는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빠른 것은 사실"이라며 "금리격차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으로 이전보다 금통위의 빅스텝 결정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금리는 각 나라마다 경제 여건이 중요한 만큼 미국 금리를 따라가기보다 국내 물가 상승률 등 경제 지표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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