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단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금융시장은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으로 보는 모습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폭은 컸지만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이번과 같은 이례적인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란 메시지를 보냄과 동시에 경제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 오히려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는 분석이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12.5원 내린 1278원으로 개장했다. 이후 장중 장 초반 하락분을 일부 반납하며 전일 대비 4.9원내린 1285.6원으로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의 하락은 전날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지나친 경계감이 해소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며 달러약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선물은 "간밤 연준이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하며 긴축 불확실성이 해소된 영향이 반영됐다"며 "미 국채금리 하락과 증시 상승 속 미국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비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원화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위안화에 대해 중국 통화당국이 위안화 절상 작업에 나선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709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날 6.7195위안에 비해 0.0419위안 내린 수준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는 "FOMC결과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원화와 동조화 관계가 깊은 위안화의 가치 상승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게다가 연이은 통화당국의 구두개입을 배경으로 봤을때 외환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선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봤다.
이어 "다만 장 초반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인점은 여전히 신흥국 통화에 대한 선호심리가 완전히 되살아났다고 보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국내외 상황을 꾸준히 지켜봐야 하겠지만 달러강세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의 경우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한국 국채 3년물 금리는 3.6740%를 기록하며 전일보다 상승했지만 5년물은 3.8030%, 10년물 금리는 3.7400%를 기록하며 전일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시장 참가자는 "연준에 이어 한은 역시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국채 금리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며 혼조세 양상을 보인다. 특히 장단기 국채의 금리 역전이 해소되지 않은 것이 시장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있었던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 금통위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는 만큼 그 사이 나타난 시장 반응을 지켜본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며 빅스텝 가능성을 완전 차단하지는 않았다.
한편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FOMC의 결정으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 평가는 단기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은 여전히 장기화 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중국 봉쇄의 영향이 잠잠해질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