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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보험 가입 쉽게'…금감원, 현황 파악 착수

  • 2025.05.07(수) 16:15

외국인 보험가입 통계·지원 현황 등 자료 요청
보험업계, 보험 정보·해피콜 등 외국어 지원 확대 
장기 체류 외국인 204만명…보험가입은 아직 '저조'

금융감독원이 국내 거주 외국인의 보험 가입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외국인들의 보험 가입 장벽을 낮추고 제도 개선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조치다. 금감원은 보험업계의 자발적인 개선 노력도 함께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7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각 보험사에 외국인 보험가입 관련 통계 자료를 요청했다. 요청 항목은 △2021~2024년 외국인 보험 계약자 수 및 계약 건수 △외국인 보험가입 편의성 제고 추진 현황 △모바일어플·해피콜 번역 등 외국인 지원 현황 등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보험업계 조사는 은행권의 외국인 점포 확대 등에 이은 후속 작업으로 외국인들의 보험 가입 편의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진행했다"며 "해피콜 영어 버전 등은 이미 보험개혁회의에서 논의된 사안이며 보험업권 전반적으로 노력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관련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보험 상담·가입, '고객 모국어'로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제2차 보험개혁회의를 열어 외국인 보험가입 편의성 제고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 때 금융위는 외국인 근로자의 의무가입 보험인 상해보험과 귀국비용보험에 대한 안내 자료를 중국어·베트남어 등 주요 외국어로 제공하기로 했다. 

또 보험가입 관련 외국어 지원 인력 풀을 보험사별로 체계화해 고객 요청 시 연결·상담을 제공할 수 있도록 운영 개선토록 했다. 

아울러 보험가입 관련한 부실 고지 등 도덕적 해이 방지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금융위는 △외국인 전용 상품 개발 △외국인 비자 유형별 인수기준 재검토 △질병담보 가입요건 강화 △건강정보 제공 할인특약 활성화 등을 검토해 외국인 가입상품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외국인 보험료 절감을 위해 자동차보험 가입경력을 인정하기로 했다.

이번 금감원의 조사는 보험개혁회의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이미 보험업계 일부에서는 외국인 고객을 위한 서비스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3월부터 '외국인 고객 케어 서비스'를 통해 외국인 고객에게 월 1회 다양한 보험 정보와 서비스를 해당 고객의 모국어로 제공하고 있다. 한화생명도 고객 안내장과 영업지원시스템 등에 다국어 서비스를 지원 중이다. 올해는 영업지원시스템에 다국어 변경 기능을 도입해 보험설계사의 영업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하나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외국인고용허가제(EPS)의 비전문 취업(E-9), 방문취업(H-2) 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이 필수로 가입하는 보험을 하나은행의 다국어 지원 해외송금 전용 앱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체류 외국인 265만명 '블루오션'

이처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외국인들의 보험 편의 제고에 나선 것은 국내 체류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체류 외국인은 265만783명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장기 체류 외국인은 전년 대비 8.5% 증가한 204만2017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외국인 취업자도 증가세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외국인 취업자는 101만명으로 전년 대비 약 8만7000명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외국인의 보험 가입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황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생명보험·장기손해보험·자동차보험 중 1개 이상 가입한 외국인은 69만4000명(41.1%)이다. 내국인 보험가입률인 86.4%의 절반이 채 안 된다. 바꿔 말하면 잠재 고객이 많은 '블루오션'이기도 한 셈이다. 

보험업계 외에 은행과 카드업계에서도 외국인 고객을 위한 서비스 개선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 역시 외국인 전용 통역 서비스 확대, 특화점포 개점 등 외국인들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외국인 전용 체크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금감원은 향후 제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외국인 보험가입 제도와 서비스 개선안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점검과 권고를 통해 외국인 고객의 금융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주로 가입하는 보험은 건강보험 상품류로 일단 가입하면 유지율도 비교적 높은 편"이라며 "과거에는 통번역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지만, 최근에는 오픈 AI와 같은 인공지능 기반 번역 도구 활용으로 언어 장벽이 크게 낮아진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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