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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동양·ABL생명 품는다…비은행에 '날개'

  • 2025.05.02(금) 15:47

금융위, 우리금융 생보사 인수 '조건부 승인'
은행·보험·증권 갖춰 종합금융그룹 도약
금융권, 오는 7~8월 새 보험사 출범 주목

우리금융지주가 우여곡절 끝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한다. 금융감독원 경영실태평가에서 원칙적으로 자회사 인수가 불가능한 3등급(보통) 판정을 받으면서 인수 작업이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금융당국이 '조건부 승인' 결론을 내면서 우리금융은 종합금융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완성이라는 숙제를 매듭짓게 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는 이날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 안건을 승인했다. 우리금융이 금융위에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지 4개월(108일)여 만이다.

정례회의는 금융위원장과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차관, 금융감독원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한국은행 부총재, 금융위원장 추천 금융 전문가 2명,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추천 경제계대표 1명 등 9명의 멤버로 구성된다.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금융위 '조건부' 승인 

금융위는 그간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승인과 관련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당초 우리금융은 올해 1월 금융당국에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내부통제 부실과 리스크 관리 실패를 이유로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하면서 심사가 미뤄졌다. 원칙적으로 금융그룹은 실태평가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관련기사 : 금감원,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3등급 강등 이유는(3월19일)

다만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에 따르면 경영실태평가가 2등급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등 요건이 충족되고 금융위가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조건부 승인이 가능하다.

금융위는 우리금융이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 및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그 이행실태를 2027년말까지 반기별로 금감원에 보고할 것을 부대조건으로 달았다. 금감원은 그 내용을 점검해 연 1회 금융위에 보고해야 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2.42%, 국제결제은행(BIS)비율도 15.74%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자본건전성에 큰 문제가 없는 만큼 내부통제 개선 부문에 대해 금융당국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숙제가 남게 됐다.

다만 정량적 기준에 따라 산출되는 금감원 경영실태평가에서 기준 미달로 나온 만큼, 이번 인수 승인 결정은 사실상 금융위의 재량에 따른 '정무적 승인'에 가깝다는 부담도 지게됐다.▷관련기사 : 보험사 인수 기로에 선 우리금융…믿을 건 금융위 뿐(3월18일)

이와 관련 금융위는 "우리금융이 제출한 검사 지적사항 개선계획, 내부통제 개선계획 및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이 차질없이 이행되는 경우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 하향 요인 시정 등으로 종합등급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라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종합금융그룹 도약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던 우리금융은 이번 인수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킨 데 이어 생명보험사까지 품에 안게 되면,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우리금융이 완전 민영화된 지 3년5개월여 만이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은행 수익 의존도 역시 완화될 전망이다. 올 1분기 우리금융의 전체 순이익은 6156억원이었지만, 우리은행 순이익은 6331억원으로 오히려 더 많았다. 이에 따라 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8%에 달했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지난달 25일 실적발표 뒤 컨퍼런스콜에서 "인수가 완료될 경우 그룹 자본 비율 영향은 크지 않으면서 현재 당사 당기순이익의 약 10% 수준 증액과 약 1%포인트(p) 수준의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의 인수 승인으로 우리금융은 자회사 편입 등록과 통합 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다자보험과 협의해 동양생명과 ABL생명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인수대금 납입과 주식 이전, 경영진 선임 절차 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체 일정은 약 두세 달가량 소요될 전망인데, 업계는 다자보험과 인수 완료를 약속한 8월말까지 모든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면밀한 심사를 거쳐 자회사 편입을 승인해준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리며, 향후 혁신방안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을 약속한다"며 "강력한 내부통제와 안정적인 자본관리를 바탕으로 동양·ABL생명을 건전하고 혁신적인 보험사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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