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경제·금융 수장들이 만나 현 경제상황을 복합위기로 진단하고 '물가 안정'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끌어올리는 일명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직후다. 앞으로 이들은 금융·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위기극복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거금회의)가 열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이 모여 확대 거금회의를 연 건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다.
간밤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0.75~1.00%에서 연 1.50~1.75%로 0.75%포인트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 1994년 이후 28년여 만에 자이언트 스텝이 단행된 것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저지를 위해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수장들은 "연준이 단행한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공급망 차질 등이 중첩되면서 상당 기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인식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 경제 상황을 '복합위기'로 판단하고 이런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대응하며 공동 대응할 세 가지 방안을 내놨다.
우선 물가안정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는 데 대해 공통 인식을 확인했다. 이들은 "물가에보다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용과 함께 공급 측면에 있어 원가부담 경감, 기대 인플레이션 확산 방지 등 다각적 대응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금융·외환시장 불안 심리 확산 방지를 꼽았다. 외환시장의 경우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유지하면서 심리적 과민반응 등으로 쏠림현상이 심화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특히 채권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정부의 긴급 바이백,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등을 적절한 시점에 추진키로 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등 경제·금융여건 악화시 불거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인들도 긴밀히 협력하며 관리할 것"이라며 "금융사의 건전성·유동성과 금융업권 간 취약한 연결고리 등을 집중점검해 시스템 리스크 사전예방에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