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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푸라기]'종신보험=저축·연금' 오해…이것 때문

  • 2023.03.04(토) 13:04

금감원 "생보사 종신보험 설명의무 이행 저조"
종신보험 추가납입·연금전환 기능 '눈속임' 주의

/그래픽=비즈워치

금융당국이 생명보험사가 종신보험 불완전판매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판매 때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거죠. 외부 조사원이 고객 신분을 가장해 보험판매 절차를 평가하는 미스터리 쇼핑을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수행한 결과입니다.

미스터리 쇼핑 결과는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저조 5단계로 구분되는데요. 총 17곳의 생보사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15곳의 생보사가 저조 등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보통이 2곳이었고요. 최고점을 받은 곳은 한 곳도 없었고, 대부분이 최하점이었단 얘기입니다. 

금감원은 평가한 생보사 이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종신보험 판매 규모·불완전판매 민원 규모 등을 고려해 선정됐다고 했죠. 시장 점유율 상위사들의 실태가 이렇다는 얘깁니다.

종신보험 '엉망' 판매…왜?

최하위 성적표를 받은 생보사들은 현행법이 규정한 설명의무 이행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종신보험을 "은행 저축성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아 재테크용으로 보유하기 좋다"고 부당 권유한 사례도 적발됐어요.

그런데 금융소비자들이 속아 넘어간 이유가 있다고 해요. 종신보험이 보장성 상품인지 저축성 상품인지 헷갈리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보장성 보험은 보장 범위에 속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료에 비해 비교적 많은 보험금을 줍니다. 하지만 만기가 되면 환급금이 적거나 아예 없는 상품도 있죠. 저축성 보험은 납입보험료 대비 만기 시 돌려받는 금액이 많은 편이죠. 하지만 보장성 보험에 비해 사고 보장 범위가 좁고 사고보험금도 적을 수 있습니다.

우선 알아 두셔야 할 게 종신보험은 본인(피보험자) 사망 시 유족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한 보장성 보험이에요.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망보험금 지급을 위한 재원인 위험보험료, 사업비(비용·수수료) 등을 제외하고 적립금을 쌓는데요. 이 적립금을 환급금으로 돌려주는 만큼 10년 이상 보험료를 내도 해지환급금이 낸 보험료보다 적을 가능성이 커요. 종신보험으로 노후 자금을 마련한다는 게 어불성설인 이유입니다.

종신보험, 저축·연금보험 둔갑한 사연

그렇다면 왜 종신보험을 저축성 보험으로 오인하거나 더 유리하다고 여길까요. 종신보험의 보험료 추가납입 기능 탓이에요. 추가납입은 보험계약 기간 중 기본 보험료(보험계약 체결 시 매달 납입하기로 한 보험료)의 2배 이내에서 보험료를 추가로 낼 수 있는 기능을 말하는데요. 실제로 추가납입을 하면 사망보험금이 조금 늘어날 수는 있다고 해요.

하지만 저축성 보험의 환급률을 뛰어넘기는 어렵다고 하네요. 앞서 설명했듯 종신보험은 이미 기본보험료에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상당액 떼고 남은 돈을 적립금으로 비축하기 때문입니다. 추가납입하더라도 종신보험과 비교해 위험보험료와 사업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저축성 보험 환급률에 미치기 어렵다는 거예요.

종신보험을 연금보험으로 착각하는 이유는 연금 전환 기능 때문으로 보여요. 일부 종신보험은 연금 형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거든요. 고령화로 인해 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보사들이 이 기능을 셀링 포인트(판매 강조점)로 삼고 있죠.

하지만 연금 전환을 신청하면 종신보험을 해지하고 해지 시 지급되는 해지환급금을 재원으로 연금이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잊으면 안돼요. 같은 보험료를 납입한 연금보험보다 적은 연금액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미스터리 쇼핑 결과 저조 등급을 받은 생보사 15곳에 직원교육과 자체점검 등이 포함된 자체 개선계획 수립을 요구했다"며 "특히 결과가 나쁜 일부 생보사에는 대표이사 면담을 추진하는 등 판매관행을 개선토록 적극 지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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