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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노루페인트 황태자 한원석 1人회사의 넘치는 곳간

  • 2023.05.15(월) 07:10

[중견기업 진단]Up 노루①
2019~2020년 한원석→DIT→R&C 완성
DIT 순익, 10억대→최근 3년 30억대↑
계열 매출, 자회사 R&C 배당수익 위력

‘백 리 길을 갈 사람은 세 끼 밥만 준비하면 되지만 만 리 길을 갈 사람은 석 달 양식을 마련해야 한다’. 가업세습도 매한가지다. 흐르는 시간을 막을 수는 없다. 변화를 대비해야 한다. 

‘노루표 페인트’로 잘 알려진 중견 정밀화학그룹 노루(NOROO)의 오너 3세 ‘세습 카드’가 점점 튼실해지고 있다. 4년 전(前)부터 소리 소문 없이 준비했다. 든든한 계열빨이 한 몫 하며 황태자 개인회사의 곳간이 차고 넘치고 있다.    

DIT 순이익률 높게는 43%의 비밀

15일 노루 소속 노루알앤씨(R&C)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이 57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보다 4.9%(27억원) 증가했다. 2016년(280억원) 이후 6년 연속 성장세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범위로, 2013년 이후 최대치다.  

수익도 좋았다. 순익으로 22억원을 벌었다. 2018년 4억원 남짓에서 매년 예외 없이 늘며 2년 연속 20억원대 흑자를 냈다. 결산배당으로 현금을 아낌없이 풀었다. 2020년 10억원→2021년 30억원에 이어 이번엔 20억원이다. 배당성향이 90%다.  

도료용 수지 및 자동차용 접착제 업체다. 내부매출이 만만찮다. 노루페인트(63억원) 등 작년 계열비중이 44.7%(258억원)나 된다. 즉, 도료 및 도료의 핵심 원료인 수지 생산업체 노루케미칼로부터 수지를 들여와 노루페인트 등 도료 계열사들에 판매하는 게 주된 일이다. 

100% 모회사 디아이티(DIT)의 남부러울 게 없는 수익으로 이어졌다. 매출 볼륨은 노루알앤씨에 비할 바 못되지만 디아이티 또한 내부거래를 기반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곳이다. 여기에 자회사의 적잖은 배당수익까지 유입되며 순익은 매년 노루알앤씨를 압도한다. 작년에도 마찬가지다.   

노루 계열의 IT 솔루션 및 시스템관리(SM), 유지보수 등이 메인 사업이다. 작년 매출은 1년 전보다 5.8%(8억원) 성장한 91억원이다. 이 중 노루홀딩스 연결재무제표상에 디아이티를 대상으로 한 ‘기타 지출’로 잡혀있는 액수만 58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64%다. 2020~2021년 50%대에 이어 작년에도 변함없는 계열 의존도를 보여준다.  

영업이익은 18억원, 이익률은 19%다. 흠 잡을 데 없는 수치지만 순익의 경우는 이보다 갑절 가까운 33억원이다. 1년 전보다 12.7%(5억원) 줄었지만 2020년 이후 30억원대를 유지했다. 예전과 비교하더라도 2017~2019년의 10억원대를 압도한다. 

순이익률이 무려 36%~43%다. 3년간 60억원어치나 되는 자회사 노루알앤씨 배당의 위력이다. 2019년 말 58억원 정도였던 자기자본은 작년 말 134억원으로 불어났다. 디아이티의 기업가치가 한 단계 더 레벨-업 된 양상이다.   

디아이티·노루알앤씨 매출
디아이티·노루알앤씨 순익

한원석, 無자본으로 홀딩스 지배력 ‘Up’

노루 3세의 가업 세습을 위해 준비한 ‘히든 카드’ 디아이티→노루알앤씨 계열이 의도대로 점점 짜임새가 있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자타공인 황태자 한원석(37) 현 노루홀딩스 부사장이 2019년부터 주인으로 있어서다. 고(故) 한정대 창업주의 손자이자 한영재(68) 회장의 1남1녀 중 장남이다. 

한 부사장이 디아이티 지분 97.7%를 인수했던 게 이 무렵이다. 원래는 큰고모 한현숙(75)씨가 1대주주(91.48%)로서 직접 대표를 맡아 경영해 왔던 곳이다. 이외 2.3%가 자사주인 점을 감안하면, 디아이티를 1인 개인회사로 만든 셈이다. 한 부사장이 대표직을 넘겨받은 시기도 2019년 4월이다. 

뒤이어 이듬해 8월에는 디아이티가 노루알앤씨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노루홀딩스로부터 지분 50%를 36억원에 전량 인수한 데 따른 것이다. 한 부사장이 노루알앤씨 편입 당시부터 달리 대표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게 아니다. 

노루의 국내 계열사는 현재 19개사다. 도료 및 농생명 등 2대 사업분야의 14개 계열사(자회사 9개·손자회사 4개)가 노루홀딩스 아래 배치돼 있지만 디아이티→노루알앤씨로 이어지는 두 계열사의 경우 지주 체제 밖에 존재하는 이유다. 

오너인 한 회장이 후계자를 위해 은밀하게 준비한 승계 카드를 외부에 처음으로 선보인 때는 작년 5월이다. 한 회장이 블록딜을 통해 지주회사 노루홀딩스 지분 4.51%를 처분했다. 액수로 70억원어치다. 인수자가 디아이티다. 

디아이티는 단일주주로는 한 회장(30.57%)에 이어 홀딩스 2대주주로 올라섰다. 다음이 한 부사장(3.75%)다. 한 부사장이 개인자금 한 푼 들이지 않고 지주사 지분 8.26%를 직접 영향권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노루 황태자의 승계 지렛대로서 디아이티→노루알앤씨 계열 가치는 작년 수익에서 보듯 현재진행형이다. 한 부사장이 부친으로부터 증여 등을 통해 홀딩스 지분을 넘겨받을 때 증여세 재원 등으로 쓰든, 예전처럼 디아이티를 통해 홀딩스 지분을 사든, 노루 지배기반을 다지는 데 요긴하게 써먹을 것으로 점쳐진다. (▶ [거버넌스워치]Up 노루 ②편으로 계속)

노루홀딩스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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