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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있는 패블릿, 울고 싶은 TV

  • 2013.10.11(금) 14:17

대화면 스마트폰 급성장
TV시장 부진 지속

"윤부근(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의 가장 큰 고민은 사람들을 '어떻게 TV 앞에 앉힐 수 있느냐'에 있다. 요즘은 모두들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지 않느냐" 얼마전 만난 삼성전자 관계자의 말이다.

 

한때 나이키의 가장 큰 경쟁자는 아디다스 등 다른 스포츠 브랜드들이 아니고 닌텐도라는 분석이 상당한 화제를 모았었다. 소비자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게임에 집중하느라 밖으로 나와 운동을 하는 경우가 줄어드는 상황을 설명한 것이었다.

 

최근의 TV업계가 나이키와 같은 고민에 빠져있다. 스마트폰 때문이다. 특히 5인치에서 7인치의 대화면을 가진 패블릿(Phone+Tablet을 결합한 신조어) 시장이 부상하면서 TV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TV산업의 침체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부상하는 패블릿

 

지난 10일 팬택의 신제품 발표회장. 팬택은 이날 5.9인치 화면을 적용한 '시크릿노트'를 내놨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3, LG전자의 뷰3 등 대화면 스마트폰과 경쟁하기 위한 제품이다.

 

특히 눈에 띈 것은 전시장 한편에 터치펜을 이용해 스마트폰 지지대로 사용하고, 안테나를 뽑아 DMB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배치한 점이었다. 마치 소형TV와 같은 모습이었다.

 

▲ 팬택이 내놓은 5.9인치 대화면 제품.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각 갤럭시노트3, 뷰3 등을 내놓으며 패블릿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패블릿 시장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각종 동영상과 TV프로그램 등을 시청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가 지난달 내놓은 2분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자료에 따르면 패블릿 판매량은 2520만대로 전분기에 비해 2배 늘었다. 1년전과 비교해선 620%가량 성장했다. 같은기간 태블릿PC와 노트북은 각각 1260만대, 1270만대 판매됐다. 패블릿 제품이 두배가량 많이 팔린 상황이다.

 

◇울고 싶은 TV

 

패블릿의 성장과 달리 TV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HS에 따르면 지난 7월 전세계 평판TV 출하량은 두달 연속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전세계 평판TV 출하량은 1488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3% 줄었다. LCD TV는 5.7% 줄어든 1410만대, PDP V는 15.8% 급감한 78만1000대를 기록했다.

 

IHS는 평판TV 출하 감소가 10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통적으로 판매가 증가하는 연말에서나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평판TV 시장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기준 출하량이 감소했고, 올해 역시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평판TV 세계 1위인 삼성전자 역시 지난 3분기 잠정실적을 앞두고 TV부문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TV시장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사업에서 철수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독일의 명품가전 업체인 뢰베는 지난 1일 파산을 신청했고, 일본 파나소닉도 PDP TV 시장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반면 중국업체들은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실제 전체 TV 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9년 11.5%에서 올 상반기 18.5%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회복이 늦어지는 가운데 중국 저가제품이 쏟아지고 있어 가격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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