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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계家]<22>코니그린①이동찬 코오롱 창업주의 집안정리

  • 2013.11.06(수) 10:53

숙부와 경영권 분쟁이후 친인척 배제…‘장자일계’
첫째매제 다른 궤적…아들 코니그린스포텍 경영

올해로 3대 경영의 닻을 올린지 18년째를 맞이한 코오롱그룹은 경영 체제에 관한 한 ‘장자일계(長子一系)’라고들 한다. 창업 1.5세대 이동찬(91) 명예회장이 외아들 이웅열(57) 회장에게 경영 대권을 물려주기에 앞서 당시 그룹 일선에 있던 친인척들은 모두 정리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이는 이른바 ‘숙질(叔姪) 전쟁’의 산물(産物)이다.  


◇1970년 ‘숙질 전쟁’

코오롱그룹은 1957년 설립된 한국나이론(코오롱의 전신)을 통해‘기적의 실’이라 불리던 나일론을 국내 최초로 생산하면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당시 창업 멤버가 이동찬 명예회장, 18세의 나이차를 가진 부친 고(故) 이원만 전 명예회장, 숙부 고 이원천 전 회장이다. 이 명예회장을 2세 경영인이 아니라 1.5세대라고 일컫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게다가 창업한지 얼마되지 않은 1960년 부친이 참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하면서 이후 경영은 이 명예회장과 숙부가 도맡았다.

1960년대 정부의 수출제일주의 기치 아래 섬유수출이 기지개를 켜면서 코오롱그룹은 한마디로 날개를 달았다. 특히 1960년대 말부터 폴리에스터 등 화학섬유가 본격적으로 생산되며 섬유수출이 더욱 비약적으로 성장하자 코오롱그룹은 신흥재벌 반열에 올라섰다. 

거칠 것이 없었던 이 명예회장에게 1907년대 초 뜻밖의 시련이 찾아왔다. 한국나일론과 한국폴리에스터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숙부와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 ‘이(李) 트리오’라 불렸던 그룹 주역들간의 골육상쟁은 당시 재계에서 가장 뜨거운 뉴스거리 중 하나였다. 수년에 걸쳐 진행된 ‘숙질 전쟁’은 이 명예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숙부는 1976년 자신의 지분을 가지고 그룹을 떠났고, 이 명예회장은 그룹의 전권(全權)을 쥐었다. 1977년 1월의 일이다.

◇이웅열 회장 위한 노고

이 명예회장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자신의 후계구도를 확실히 하기 위해 친인척들을 그룹 일선에서 단계적으로 배제해 나갔다. 1985년 셋째 매제인 박성기씨에게 한국바이린을 넘기는 것으로 첫 걸음을 뗐다. 동생 동보씨에게는 코오롱고속관광과 대성합성을 떼주고 1988년 분가시켰다. 이를 마지막으로 그룹내 친인척들의 경영 참여는 사실상 모두 배제됐다. 딸 다섯과 사위들도 코오롱그룹 경영과는 거리를 두게 했다. 이웅열 회장이 1996년 총수 자리에 오르기까지 과정에는 이처럼 집안사람들을 그룹에 얼씬도 못하게 한 부친의 수고가 있었다.


친인척 배제 원칙은 3대 이웅열 회장에 이르러서도 유지되고 있다. 다른 그룹들이 사돈을 비롯해 방대한 혈족 경영체제를 이룬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현재 코오롱그룹을 이끌어가는 경영인들의 면면을 보면 이렇다 할 만한 이 회장의 혈족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신재호(51) 코오롱 전무 등이 눈에 띌 뿐이다.

신 전무는 이 회장의 외가 쪽으로 먼 친척뻘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서라벌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펜실베니아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은 신 전무는 1986년 코오롱에 입사해 전략기획실 경영기획팀장, 코오롱베니트 아이티(IT)혁신본부장을 거쳐 현재  코오롱그룹 자회사 관리를 전담하는 ‘최고관리책임자(CMO·Chief Management Officer)’를 맡고 있다. 신 전무가 외척이기는 하지만 이 회장이 그의 능력을 높이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직 접고 경영자의 길로

이 명예회장이 ‘장자일계’ 원칙을 뿌리내리기 위해 집안 정리에 나설 당시로 거슬로 올라가면, 제 몫을 가지고 분가한 다른 혈족과는 사뭇 다른 궤적을 그려온 친인척을 찾아볼 수 있다. 이 명예회장의 첫째매제로서 한 때 그룹 경영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았던 고 임승엽 전 코오롱그룹 부회장이다.

임 부회장은 이 명예회장의 바로 아래 여동생인 이봉필(80)씨 남편이다. 특히 조달청 물가국장, 내자(內資)국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23년 공직생활을 뒤로 하고 1975년 10월 코오롱그룹에 영입돼 무역상사인 삼경물산 사장을 시작으로 코오롱종합전기, 코오롱건설 사장을 지낸 뒤 1984년 7월 코오롱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1986년 11월 향년 57세 나이로 별세했다.

임 부회장의 외아들 재표(58)씨는 본가(本家)와는 거리를 둔 채, 비록 자그마하지만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코오롱그룹과의 사업적 유대에 기반한다. 코오롱그룹 계열 코오롱글로텍이 생산하고 있는 인조잔디 ‘코니그린’을 통해 이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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