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도 서울대 경영대학장은 27일 삼성그룹 사장단을 대상으로 ‘존경 받는 기업의 조건’에 대해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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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존경 받는 기업이 되려면 ①혁신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②혁신 파괴효과 최소화 ③혁신으로 얻은 부(富)의 기부 등을 꼽았다.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키우되 약자인 중소기업을 보호(동반성장)하고, 부의 일부를 사회에 돌려줘야(기부문화) 존경 받는 기업이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역사 발전 과정에서 인류를 빈곤에서 해방시킨 것은 ‘혁신을 통한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기업의 부와 상인에 대해 존경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한정된 국부의 총량을 기업인들이 빼앗아 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기업과 상인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전체적으로 국부를 늘려야 존경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혁신의 파괴효과를 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독점과 경쟁사에 대한 소송, 골목상권 침해 등이 ‘나쁜 혁신’의 대표적인 예라며 “수출을 통해 혁신의 파괴 효과를 최소화해야 국민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동반성장, 상생협력은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다. 정부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지정하고 있는 것도 이런 차원에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내수시장을 놓고 다투지 말고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기부는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가가 거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경우 사회가 이를 강제로 빼앗으려 하고 이는 다시 혁신가의 의지를 꺾는 부작용을 가져온다”며 이 같은 부작용을 미연에 막으려면 기부문화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년 전 발생한 ‘월가 점령’(Occupy Wall Street) 시위는 자본의 탐욕에 대한 약자들의 경고로 볼 수 있는데 이를 차단하려면 기업들이 기부활동과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그는 최근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혁신이 멈췄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똑똑한 사람이 도전하지 않는 사회는 쇠퇴하기 마련”이라며 “국부를 증진하려면 혁신이 필요하고 혁신이 촉진되려면 혁신에 대한 보상·자유·존경심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