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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중국 수장' 설영흥 교체 이유는?

  • 2014.04.11(금) 18:13

현대차 中 성장의 '산증인' 설영흥 부회장 사퇴
중국 4공장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부담 느낀 듯

현대차의 중국 시장 연착륙을 이끌었던 설영흥 부회장이 돌연 물러났다. 설 부회장은 10여 년 넘게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 성장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다. 그런만큼 그의 퇴진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설 부회장 후임으로 최성기 베이징현대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신임 최 사장은 대표적인 '중국통'이다. 업계에서는 설 부회장 사퇴한 이유를 현대차의 중국 4공장 입지 선정 과정에서 찾고 있다. 
 
◇ 현대차 중국 성장의 '산증인'
 
설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중국 성장을 이끈 산증인이다. 지난 2002년 현대차가 중국 베이징현대와 합작사를 만들어 처음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도 설 부회장의 손을 거쳤다. 
 
▲ 현대차그룹의 중국 성공 신화를 직접 진두지휘했던 설영흥 부회장. 설 부회장은 최근 잠정 결론이 난 현대차 중국 4공장 부지 선정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는 결국 설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원인이 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현대차 중국 진출 초기 고전을 면치 못할 때 아반떼를 베이징 시내 택시로 공급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설 부회장은 대만계 화교 출신이다. 중국 내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반떼 택시의 베이징시 진입을 이끌어 냈다. 
 
이를 계기로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고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현대 속도'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현대차는 중국시장에서의 성장을 발판으로 세계 5위권 자동차 메이커로 급부상했다.
 
설 부회장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정 회장이 중국관련 사업은 설 부회장에게 일임할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다.
 
그랬던 그가 갑자기 사의를 표명했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중국 4공장 선정 문제로 '고심'
 
업계에서는 설 부회장의 입지상 본인이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렇다면 설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유는 무엇일까.
 
설 부회장은 최근까지 중국 4공장 후보지 선정에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중국 내 위상이 높아진 만큼 현대차 중국 공장 유치를 희망하는 도시들이 많았다. 특히 현대차의 1~3공장이 위치한 베이징시가 강력하게 4공장 유치를 원했다.
 
중국은 경제 논리 뿐만 아니라 정치 논리도 중요한 곳이다. 현대차의 충칭시 선정 움직임에 지난 2002년부터 지금껏 파트너 관계였던 베이징시의 반발은 당연했다. 이 과정에서 당초 현대차가 계획했던 4공장 후보지 선정은 난항을 거듭했다. 설 부회장은 이에 많은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서부내륙개발을 추진중인 중국 정부의 코드에 맞추기 위해서는 충칭시가 답이었다. 하지만 베이징시와의 관계도 중요했다. 설 부회장은 그 사이에서 고민이 깊었다. 이것이 결국 설 부회장의 사의 표명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현대차가 4공장 후보지로 충칭시를 낙점한 데에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크게 작용했다. 중국 정부는 극심한 황사와 스모그 등에 시달리는 베이징 시내에 더 이상의 굴뚝 산업 유치를 불허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대차의 중국 성장은 사실상 설 부회장 손에서 이뤄졌다"며 "하지만 이번 4공장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설 부회장은 유무형의 타격을 많이 입었고 이런 복합적인 요인들이 결국 스스로 사의를 표명하게끔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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