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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국 창저우 공장 착공에 숨은 사연

  • 2015.04.03(금) 16:22

충칭 진출 위해 허베이성에 공장 추가 건설
중국 수도권 공략 거점..2018년 270만대 체제 구축

현대차가 중국 4공장을 착공했다. 위치는 1~3공장이 있는 베이징 인근의 창저우(滄州)다. 베이징은 허베이성에 둘러싸여 있다. 이중 허베이성에 속한 창저우는 베이징의 남쪽 도시다. 현대차의 창저우 공장 건설 이면에는 급증하는 중국 수요에 대처하는 측면 이외에 또 다른 속사정이 있다.

 

◇ 충칭으로 가기 위한 '보험료'

현대차는 당초 중국 4공장 후보로 충칭(重慶)을 낙점했다. 하지만 중국 지방 정부, 특히 허베이성의 반발로 일정이 지연됐다. 그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을 총괄했던 설영흥 부회장이 옷을 벗기도 했다. 사실 현대차의 중국 시장 구상에 창저우는 없었다.


현대차는 중국 정부의 서부 대개발 중심지인 충칭에 오래전부터 공을 들여왔다. 서부 대개발과 동시에 새로운 자동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도 대거 충칭에 생산기지를 세워둔 상태였다. 현대차로서는 한시가 급했다.

▲ 베이징현대 3공장 생산공정. 허베이성 정부는 현대차의 충칭 공장 건설을 강력하게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허베이성에 창저우 공장을 짓기로 하고서야 충칭 공장 건설을 허가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복병이 있었다. 현대차의 생산기지가 있는 허베이성에서 현대차의 충칭 진출을 반대했다. 허베이성은 현대차 베이징 1~3공장을 통해 막대한 세수 확보는 물론 일자리 창출까지 얻어냈다. 따라서 허베이성 입장에서는 현대차의 충칭 진출이 달가울 리 없었다.


중국 중앙정부도 현대차 충칭 공장 건설 최종 승인을 차일피일 미뤘다. 당시 중국 현지에서는 현대차를 둘러싼 중국 지방정부 간의 정치적인 알력 다툼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 입장에서도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현대차 공장이 건설되는 지역은 경제적 혜택을 입게된다. 허베이성이 현대차 충칭 공장 건설을 강력히 반대한 이유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불리한 것은 현대차다. 결국 현대차는 허베이성에 공장 하나를 더 짓기로 했다. 그제서야 허베이성은 현대차를 놔줬다. 현대차 창저우 공장은 현대차가 충칭으로 가기 위해 허베이성에 지불해야 했던 보험료였던 셈이다.

 

◇ 창저우 공장으로 中 수도권 공략

현대차는 3일 창저우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연산 30만대 규모로 건설된다. 창저우 공장은 192만㎡의 부지에 건평 25만㎡로 건설된다. 허베이성은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등 수도권 약칭) 광역개발 정책의 핵심 지역이다.


허베이성 내 공항, 철도, 도로 등 인프라 건설이 활성화되는 등 신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징진지 경제권은 연간 역내 총생산이 1조 달러를 넘는 중국 제3의 경제권으로 향후 중국의 성장을 이끌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3일 열린 베이징현대 창저우 공장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창저우 공장은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라인은 물론 엔진공장 등을 모두 갖춘 종합공장으로 건설된다. 오는 2016년 말 20만대 규모로 완공, 중국 전략 소형차를 양산하고 오는 2018년까지 30만대로 생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첨단 자동차 제조장비와 기술을 도입해 친환경, 스마트공장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4대 라인에 최신식 자동화 설비를 투입해 유연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배기가스, 폐수, 폐기물 배출에 리사이클링 시스템을 도입한다.
 
창저우공장은 현대차 베이징공장과 거리가 215㎞에 불과해 기존 부품 협력업체를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현대차의 부품 물류기지가 있는 텐진항과 인접해 기존 거점들과 시너지를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2018년 中 '270만대 체제' 갖춘다

현대차는 베이징과 창저우 공장을 통해 중국 동북부와 수도권을, 하반기 착공 예정인 충칭(重慶)공장을 통해서는 중국 중서부를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이유는 중국 시장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그에 따라 글로벌 메이커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세계 최대인 중국 자동차 시장은 매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 중서부 지역 자동차 대중화, 징진지 개발로 인한 수요 증가 등으로 오는 2016년 승용차 판매가 2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신공장들이 모두 완공되는 오는 2018년에는 23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 현대차그룹 중국 현지 생산 능력
 
글로벌 메이커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중국시장 최대 판매 메이커인 폭스바겐은 오는 2018년까지 신공장 건설과 신차 개발을 위해 182억 유로를 투자한다. 오는 2017년 439만대, 2018년 500만대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2위 GM도 오는 2017년까지 120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규모를 290만대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에 이어 4위인 르노 닛산은 오는 2018년까지 210만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메이커들도 신규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195만대 규모인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창저우 공장 건설과 기아차 둥펑 위에다 3공장 증설을 통해 오는 2016년 현대차 141만대, 기아차 89만대 등 총 230만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충칭 공장과 창저우 공장 증설까지 마무리되는 2018년에는 27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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