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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회장, 동부발전당진 먹고 싶은데...

  • 2014.07.03(목) 15:32

권오준 회장, 동부발전에 '미련'..재무 부담이 걸림돌


동부발전당전이 개별 매물로 나왔다. 동부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동부발전당진 매각을 위한 투자설명서를 관련 업체에 발송했다. 그 중에는 패키지 딜 협상을 벌였던 포스코도 포함돼 있다.
 
포스코는 이미 동부패키지 딜을 거부했다. '계륵'이었던 동부제철 인천공장 때문이었다. 마침 동양파워를 인수한 것도 동부패키지 거부의 이유가 됐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변했다.
 
◇ 포스코 "여전히 관심 있다"
 
"새롭게 딜이 진행되면 다시 검토해볼 수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동부패키지 딜 거부를 선언하는 자리에서조차 동부발전당진이 패키지로 묶여 있는 것을 아쉬워 했다. 그는 "별도로 매물이 나왔다면 (결정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했다.
 
권 회장의 발언은 동부발전당진이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실제로 포스코는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관심이 많다. 포스코는 철강기업으로서 석탄을 오랫동안 다뤄왔다. 석탄화력발전이 낯설지 않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동부패키지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도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미련은 버리지 못했다. 그는 "별도로 매물이 나왔다면 (결정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며 "새롭게 딜이 진행되면 다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의 향후 먹거리로 '에너지'사업을 꼽았다. 석탄화력발전은 최근 들어 각광 받고 있는 민간발전사업에서 포스코가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큰 부문이다. 동양파워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부발전당진은 여러모로 매력적이다. 포스코 뿐만 아니라 SK, GS, 삼탄 등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동부발전당진은 민간발전사업 매물 중 STX에너지, 동양파워에 이어 나오는 마지막 매물이다. 여러 업체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동부발전당진이 매력적인 이유는 또 있다. 송전선로 등 각종 인프라를 이미 완비하고 있다. 인수하더라도 추가 투자 비용이 적게든다. 행정절차도 발전소 건설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 '실시계획인가'만 남았다. 계획대로라면 연내에 발전소를 착공해 오는 2018년 상업생산이 가능하다.
 
◇ 재무 부담·여론이 관건
 
포스코를 가장 고민스럽게 하는 것은 재무 부담이다. 이미 동양파워 인수에 4300억원을 투입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동부발전당진의 가격은 3000억~4000억원 선이다. 포스코는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최근에는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하락을 통보 받았다.
 
이미 인수한 동양파워도 향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발전사업의 특성상 상업생산 후 수익이 날 때까지 설비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 여기에 동부발전당진까지 인수하면 포스코의 재무건전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동양파워의 인수 주체이자 포스코의 에너지 사업을 이끌고 있는 포스코에너지의 재무상태도 썩 좋지 않다. 포스코에너지의 부채비율은 작년 말 167.5%에서 지난 3월 172%로 상승했다. 
 

향후 지속적인 투자가 계속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스코에너지의 재무 여건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포스코는 이를 감안해 '가능한 한 빨리' 포스코에너지를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상장이 순조롭게 마무리돼도 유입되는 자금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론도 부담이다. 포스코는 이미 산은의 동부패키지 인수 제의를 거부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동부그룹이 내민 손을 뿌리쳤다고 보고 있다. 그랬던 포스코가 동부발전당진만을 가져가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든다면 '상도의가 없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동부발전당진을 눈여겨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여러가지 변수가 있는 데다 고려해야 할 사안이 많아 신중하게 검토하는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 포스코가 원했던 시나리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이번 동부발전당진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매물이 워낙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데다 포스코가 그리고 있는 미래 청사진과도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많아서다.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동부패키지 인수를 거부한 것은 패키지에서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떼어 놓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관심있는 동부발전당진만을 인수하기 위해 산은의 요청을 거부했다는 이야기다. 산은이 포스코만을 위한 조건을 제시한 순간, 이미 칼자루는 포스코에게 넘어 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일 포스코가 이번 동부발전당진 인수전에 뛰어든다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가 될 것"이라며 "이런 시나리오는 이미 산은으로부터 패키지 인수 제안을 받았을 때부터 치밀하게 계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이번 동부발전당진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가 산은이 제시한 동부패키지 인수를 거부한 것도 결국 동부발전당진만을 인수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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