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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LF쏘나타 택시' 빼든 사연

  • 2014.08.22(금) 15:43

출시 4개월만에 판매량 급감..택시 모델로 반전 노려
국내 택시시장 경쟁 치열 전망..수입차들도 택시 출시

현대차가 결국 '택시' 카드를 꺼냈다. 당초 LF쏘나타는 택시 모델을 출시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던 현대차다. 하지만 출시 4개월 여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그만큼 절박했다. 
 
LF쏘나타는 현대차의 야심작이다. 수입차 공세에 밀리고 있는 내수 시장 회복의 첨병이 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은 달랐다. '신차 효과 조기 소멸' 이야기까지 나왔다. 판매 확대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셈이다. 
 
◇ LF쏘나타 판매, 4개월만에 '반토막'
 
LF쏘나타는 현대차가 지난 2011년부터 3년 이상 공 들여 만든 작품이다. 투입 비용만도 4500억원에 달한다. 그런만큼 기대가 컸다. 현대차는 LF쏘나타 출시 당시 "현대차의 최신 기술력이 모두 집약됐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본격 판매된 LF쏘나타는 출시 당시만해도 현대차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월 판매 1만2000대에 육박했다. 현대차가 LF쏘나타를 출시하면서 노렸던 내수 시장 회복에도 큰 힘이 됐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역시 쏘나타"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출시 3개월째 접어들면서 LF쏘나타의 판매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4월 1만1904대를 기록했던 LF쏘나타 판매량은 6월 6925대, 7월 6366대로 줄었다. 출시 4개월 만에 판매량이 거의 반토막 났다.

사실 업계에서는 LF쏘나타 출시 첫달 판매량이 발표되자 고개를 갸우뚱했다. 생각보다 판매량이 많지 않아서였다. 특히 전세대 모델인 YF쏘나타와 비교해서 큰 차이가 났다. LF쏘나타의 출시후 3개월 성적은 같은 기간 6세대 YF쏘나타 판매량과 큰 차이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LF쏘나타의 신차 효과가 조기에 소멸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준중형 이상 모델이 월 1만2000대 수준이면 충분히 신차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6월과 7월 판매량은 현대차의 항변을 무색케 했다.
 
◇ 현대차의 '고육지책' LF쏘나타 택시

현대차는 LF쏘나타를 출시하면서 택시 모델은 내놓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택시 모델이 출시될 경우 해당 모델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LF쏘나타를 '월드 프리미어급 중형 세단'으로 규정한 만큼 택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택시 모델은 '품위'를 떨어뜨릴지는 몰라도 판매량 확대에는 '특효약'이다. 현대차가 고민에 빠졌던 이유다. 택시 모델을 내놓기 위해서는 이미 공언했던 것을 뒤집어야 한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반토막 난 LF쏘나타의 판매량 회복을 위해서는 체면을 버려야 했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LF쏘나타 택시 출시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섰다"고 전했다.

국내 택시 시장은 연 4만대 규모다. 전체 시장의 85~90%를 현대차와 기아차가 점유하고 있다. 6세대 YF쏘나타가 출시와 더불어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던 것도 택시 모델의 힘이 컸다.
 
업계에서는 택시 1대를 파는 것이 승용차 10대를 파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본다. 택시는 움직이는 광고판이다. 택시 1대당 하루에 수십명이 이용한다. 간접적으로 LF쏘나타를 경험할 수 있다. 택시 기사들의 '입소문'도 무시 못할 요소다.
 
◇ 치열해지는 택시 시장..도요타·푸조도 도전

문제는 LF쏘나타 택시가 부진한 LF쏘타나 판매량을 얼마나 늘려줄 것인가다. 도요타와 푸조 등이 경쟁자로 등장한 데다 르노삼성도 공격적으로 택시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택시 시장에서 절대 강자였던 현대차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LF쏘타나 택시 모델 판매량이 늘어야 LF쏘나타의 판매량도 증가한다. LF쏘나타 택시의 판매량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택시 회사에서 대량으로 구매해야 한다. 즉 가격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또 장시간 운행하는 만큼 연비도 좋아야한다.
 
현대차는 LF쏘나타의 가격을 1635만~2210만원으로 잡았다. 연비는 9.6㎞/ℓ다. 도요타 프리우스 택시의 경우 2600만원이다. 하지만 연비는 도심연비가 21.7㎞/ℓ다. 가격에서는 열세지만 연비는 절대 우위다.

▲ 도요타가 출시한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의 택시 모델.

이 뿐만이 아니다. 작년말 국회를 통과한 택시운송사업 발전법에 따르면 내년 9월부터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통과한 디젤 차량을 택시로 운용하면 ℓ당 345.54원의 유가 보조금이 지급된다. 대신 디젤 택시 도입 대수는 연간 1만대로 제한했다.
 
푸조는 508디젤 모델을 투입할 예정이다. 가격은 옵션을 대거 제외하고 2000만원대로 낮출 예정이다. 508 디젤 모델의 연비는 배기량에 따라 14.8㎞/ℓ~18.1㎞/ℓ다. 폭스바겐도 파사트 택시 국내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푸조가 국내에 택시 모델로 출시를 검토 중인 푸조 508.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연식 변경을 통해 SM5 디젤 모델을 택시로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국내 택시 시장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LF쏘나타 택시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며 "현대차가 고육책을 내놨지만 시장 여건이 녹록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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