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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쏘나타 '월 4000대'의 덫

  • 2014.11.06(목) 18:29

판매부진 지속..10월도 4340대에 그쳐
현대차 "소비 트렌드 SUV로 넘어간 탓"

LF쏘나타의 판매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본격 출시 이후 매달 판매량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 9월에 이어 10월에도 LF쏘나타의 판매량은 4000대 수준에 머물렀다. 현대차 신차 출시 역사상 최악의 신차효과로 기록될만하다.

 

현대차는 지난 10월 한달간 총 8071대의 쏘나타를 판매했다. 현대차가 발표한 쏘나타 판매량은 LF쏘나타를 비롯 LF쏘나타 택시, 6세대 YF쏘나타, YF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을 모두 합친 것이다.

10월 쏘나타 판매량은 지난 8월 7307대를 기록한 이후 두달 연속 월 800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안정적인 모습이다. 물론 과거 노후차 세제혜택을 받았던 YF쏘나타 시절의 판매량에는 한참 못미친다.

 
하지만 수입차 공세가 가장 거센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월 8000대 수준이면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쏘나타 판매량을 찬찬히 뜯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LF쏘나타의 순수 판매량만을 놓고 본다면 쏘나타의 판매 부진은 심각하다.
  

지난 10월 LF쏘나타의 판매량은 4340대다. 지난 9월 4353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2개월 연속 월 4000대 판매에 그친 셈이다. 현대차가 LF쏘나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투입한 LF쏘나타 택시모델은 2246대가 판매됐다.
 
택시모델 투입으로 전체 판매량을 지탱했지만 LF쏘나타의 판매량은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처음으로 4000대 수준으로 떨어졌을때 현대차는 파업과 하계 휴가에 따른 요인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10월은 파업과 휴가라는 변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F쏘나타의 판매량이 월 4000대 수준에 그쳤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 LF쏘나타, 현저히 떨어진 파괴력

LF쏘나타가 이처럼 고전하는 것은 수입차들이 이미 LF쏘나타의 자리를 잠식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를 떠난 소비자들이 수입차로 옮겨간 경우가 많다. 수입차는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월평균 1만6000대 가량이 판매되고 있다. 올해도 연간 기준 사상 최대 판매치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수입차들이 잠식해가는 시장은 원래 현대차의 시장이었다. 하지만 좋은 연비와 고급스런 편의사양, 세련된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현대차는 외면받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LF쏘나타다.
 

현대차의 쏘나타는 그동안 세대를 거듭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의 대표적인 중형세단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이번 7세대 LF쏘나타는 지금껏 쏘나타가 누려왔던 영예를 전혀 계승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쏘나타의 시장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대차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최근 수입차들을 겨냥해 '아슬란'을 출시했다. 현대차에서도 LF쏘나타만으로는 내수 확대를 꾀하기엔 역부족임을 인정한 셈이다.
 
현대차는 '아슬란'의 성공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아슬란'의 성공은 곧 LF쏘나타의 부진 심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아슬란'은 가격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급 세단이다. LF쏘나타를 고려했던 고객들이 '아슬란' 혹은 '그랜저'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LF쏘나타 부진은 트렌드 변화 때문
 
이런 상황에도 현대차는 여전히 LF쏘나타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상품성 등에서 동급대비 강점이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현재의 부진은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중형차에서 SUV 등으로 옮겨가고 있는 시점인 만큼 일시적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중형차 수요 비중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20.2%였지만 올해들어서는 18.0%까지 감소했다. 중형차를 찾는 소비자가 그만큼 줄었음을 의미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LF쏘나타는 소비 트렌드 변화의 시기에 출시돼 상대적으로 다른 신차들에 비해 주목 받지 못한 면이 많다"며 "하지만 트렌드 변화가 완료되는 시점에는 LF쏘나타만의 상품성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현대차는 LF쏘나타의 판매부진이 LF쏘나타 본연의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지 않는다. 현대차는 최근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중형세단에서 SUV 등으로 넘어가고 있어 LF쏘나타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대차는 LF쏘나타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이런 변화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0년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YF쏘나타의 점유율은 48%였다. 하지만 LF쏘나타는 중형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지난 4월 출시 이후 9월까지 53%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의 이런 주장은 일정 부분 맞다. 하지만 LF쏘나타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것은 국산 브랜드 중 LF쏘나타에 맞설만한 대항마가 없기 때문이다. 또 전체적인 중형차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이어서 LF쏘나타의 존재는 부각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중형 세단 수요 감소에도 불구, LF쏘나타의 판매량이 늘어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하지만 수요와 함께 판매량도 줄고 있는 현재 상황을 두고 LF쏘나타의 부진이 단순히 트렌드 변화 때문이라고 보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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