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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前 대우 회장 사위기업 이수화학의 ‘수난’

  • 2014.09.01(월) 10:05

작년 605억 순익 적자 이어 올 상반기 286억 달해
2008년 이후 해묵은 부실 이수건설 탓 ‘가시밭길’

김우중(78) 전(前) 대우그룹 회장의 사위기업 이수화학이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진원지는 계열 중견 건설업체 이수건설이다. 2008년 촉발된 재무구조 악화가 재발해 빠르게 전이되면서 이수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이수화학이 험난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이수화학은 1969년 설립된 이수그룹의 모체다. 세탁세제의 원료가 되는 알킬벤젠(LAB·BAB)과 알킬벤젠의 주원료가 되는 노말파라핀(NP)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회사로서 이수그룹 계열사(국내 12개·해외 10개) 가운데 주력 중의 주력이다.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왼쪽). 사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지난달 29일 이수화학이 제출한 2014사업연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수화학은 올 상반기 매출(연결)이 93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3% 감소했다. 또 영업이익은 138억원 흑자에서 4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순이익은 작년 605억원에 달하는 적자 전환에 이어 286억원을 기록, 적자 규모가 작년 동기에 비해 4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런 실적 악화는 우선 이수화학 자체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의 성장 둔화에서 찾을 수 있다. 올 6월까지 개별 실적을 보더라도, 매출은 작년 상반기에 비해 17.0% 줄어든 7400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71.5% 줄어든 64억원에 머물렀다. 순이익은 132억원 흑자에서 3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이수건설’이란 해묵은 부실이 계속해서 발목을 잡고 있다.

이수건설은 2013년 시공능력순위 60위의 중견 건설업체다. 이수화학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수건설은 2002년 ‘브라운스톤’ 브랜드를 기반으로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자체분양 및 재건축 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런 민간건축 위주의 사업구조는 2008년 이후 주택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2008년 순손실 규모만 942억원에 달했고, 2009년 3월에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2011년 06월 워크아웃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수익성 저하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다시 재발했다. 그간의 흑자 기조에서 벗어나 손익 적자만 678억원에 달했고, 올 상반기에도 163억원이나 된다. 이렇다 보니 이수건설에 대한 지원이 계속되면서 이수화학의 수익성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 재무건전성 지표까지 곳곳에서 경보음이 울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수화학은 이수건설이 워크아웃이 진행중이던 2009년과 2010년 각각 460억원, 800억원을 출자한데 이어 2013년 12월에도 500억원을 추가로 집어넣었다. 또 올해 6월 말 현재 사모사채, 기업어음(CP) 등과 관련한 담보 및 지급보증잔액만 해도 2060억원에 이른다.

이와 맞물려 2010년 말 3720억원(연결) 수준이던 이수화학의 차입금은 2013년 말 6720억원에 이어 올 6월 말에는 701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로인해 올들어 6개월 동안 순이자로만 150억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부채비율도 257%로 2010년 말 138%에 비해 갑절 가까이 증가한 상태다.

고(故) 김준성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의 막내아들이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사위인 김상범(53) 회장은 자신의 보유지분 한 주 없이 자신과 100% 개인회사 엑사켐이 전량 지분을 소유한 지주회사 이수를 통해 34.8%의 지분을 보유, 이수화학을 지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수화학(지분 3.8%)은 이수페타시스(6.5%)와 함께 김 회장의 부인 김선정(49)씨가 주주로 있는 계열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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