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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박찬구 '형이 이겼지만'..갈등은 진행형

  • 2015.04.06(월) 11:28

금호석유화학 계열분리 소송 패소
'금호' 상표권 놓고 분쟁 지속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이 제기한 계열분리 소송에서 법원이 박삼구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두 형제 간의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양측은 박삼구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선임건,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건 등과 관련 소송전을 이어왔다. '금호'라는 상표를 둘러싼 분쟁은 아직 진행중이다.

 

 

◇계열분리 소송, 박삼구 회장 '승리'

 

대법원은 지난 5일 금호석유화학이 제기한 계열분리 소송에서 원심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소송은 박찬구 회장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제외시킬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형인 박삼구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상실한 만큼 계열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 박찬구 회장 측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박삼구 회장이 일상적인 경영뿐 아니라 사실상 사업내용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이었고, 대법원 역시 박찬구 회장 측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법원이 박삼구 회장의 손을 들어줬음에도 형제간 다툼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009년 그룹 경영권을 놓고 시작된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갈등은 이미 깊어질대로 깊어졌다는 관측이다.

 

이들 형제가 엇갈리기 시작한 것은 이른바 '65세 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금호그룹은 고(故) 박인천 창업주 타계이후 65세에 경영을 승계하는 법칙이 이어졌다. 주요 계열사의 지분도 동일하게 보유한다는 공동경영 합의도 있었다.

 

창업주의 장남인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65세에 회장에서 물러났고, 고 박정구 회장도 공교롭게 65세에 세상을 떠나며 지난 2000년 9월 박삼구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65세 룰'이 적용될 경우 2010년 박삼구 회장은 그룹의 회장 자리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009년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금호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충돌하기 시작했다.

 

박삼구 회장 주도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등을 잇따라 인수했지만 그 여파로 그룹 전체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고, 박찬구 회장이 위기 타개를 위해 대한통운 매각 등을 건의했지만 박삼구 회장은 이를 묵살했다.

 

이에 반발한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의 분리를 추진했다. 형제간 동일한 지분을 보유한다는 합의를 깨고,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10.01%에서 18.47%까지 높였다. 그러자 박삼구 회장은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박찬구 회장의 해임안을 처리하고, 본인도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른바 '금호 형제의 난'이었다.

 

결국 채권단은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을 인정했고, 금호그룹은 '한지붕 두가족' 형태가 됐다.

 

 

◇ 소송 또 소송

 

이후에도 형제간의 갈등은 계속됐고, 이는 소송으로 이어졌다. 박찬구 회장은 검찰의 금호석유화학 비자금 수사 배후로 형인 박삼구 회장을 공공연하게 지목했다. 박찬구 회장은 결국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로 추천되면서 갈등은 다시 점화됐다. 박찬구 회장은 선임 절차가 정상적이 아니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법원은 박삼구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박삼구 회장이 동생에게 제기한 소송에서는 형이 졌다.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를 매각하라는 내용을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한 것. 과거 그룹 위기 당시 금호석유화학을 분리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 금호산업의 주장이었지만 법원에서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금호' 브랜드를 둘러싼 갈등은 아직 진행중이다. 금호산업이 계열사들에게 상표권 사용료를 높이겠다고 하자, 금호석유화학이 이를 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라는 상표는 창업주의 아호인 만큼 형제들이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상표권 사용료 미납분 260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이 이미 화해하기는 어려운 단계까지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도 이들 형제간 갈등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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